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에어버스의 모회사이자 최대 라이벌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을 제치고 350억달러 규모의 미 공군 공중급유기 수주를 따냈다.

미 국방부는 24일 보잉이 공중급유기 입찰에서 낙찰자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1948년부터 지금까지 공군 급유기 KC-135기를 단독 납품해왔으며 이번 계약으로 179기를 추가 공급하게 됐다. 이로 인해 미국에 약 5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잉은 767기를 기본으로 한 급유기가 생산 및 유지비가 적게 들 것이라고 강조했고,이 점이 전세를 뒤집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바이런 캘런 캐피털알파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보잉은 이번 승리를 통해 에어버스에 밀렸던 글로벌 급유기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최근 영국과 호주 공군의 급유기 입찰에서 잇따라 EADS에 고배를 마셨다.

EADS는 이번 결정에 공식 항의할 방침이다. 랄프 크로스비 EADS 북미담당 회장은 "(납품처가 EADS에서 보잉으로 바뀐 것은) 분명히 실망스러운 전환"이라며 "이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 데 대해 미 공군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은 "결정은 신중하고도 완벽하게 이뤄졌다"며 입찰 논란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 공중급유기

군용으로 쓰이는 대형 수송기로 많은 연료를 실을 수 있다. 후미에 특수 급유장치가 장착돼 있다.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데다 작전 항속거리를 연장할 필요가 있는 각종 전투기에 비행 중 연료를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