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리비아 內戰] 두바이유 110달러 돌파…사우디 증산 신호에 폭등세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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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국제유가
WTI·브렌트유 소폭 하락
WTI·브렌트유 소폭 하락
"여전히 불안하다. " '리비아 쇼크'로 불붙었던 국제 원유 시장 폭등세가 한풀 꺾였다. 중동지역의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체적인 증산 의지를 재확인한 덕이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사우디의 개입이 폭등세를 완전히 제압할 정도의 조정능력을 발휘할지가 미지수인 탓이다. 시장은 좀 더 분명한 '신호'를 확인하려는 분위기다. 더구나 사우디 스스로도 민주화 불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처지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82센트(0.8%) 내린 배럴당 97.28달러로 마감했다. 특히 하루 전 전자거래에서 한때 119.79달러까지 치솟았던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등락을 거듭한 끝에 111.22달러 선에 거래되며 보합권을 유지했다. 다만 두바이유 현물은 전날 폭등한 선물가격이 하루 시차를 두고 반영된 탓에 6.44달러(6.17%) 오른 110.77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원유시장이 한숨 돌릴 수 있었던 데에는 '사우디 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최근 거듭된 유가 폭등에도 "아직 때가 아니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날 리비아 사태로 최대 120만배럴이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비아가 대지 못하는 원유를 모두 대신 공급하겠다"고 시장 개입 의지를 밝혔다.
사우디는 하루 약 200만~40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비아 하루 생산량(165만배럴)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익명의 사우디 관리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이미 유럽의 원유 정제회사들과 추가로 공급할 유종과 물량 등에 대해 논의를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의 이목은 이 때문에 사우디로 쏠린다. 우선 어느 정도의 물량을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사우디는 24시간 안에 10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하루 830만배럴가량이던 석유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현재 900만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린 상태라고 이날 보도했다.
문제는 실제 증산에 착수하기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점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 원유가격이 140달러대로 뜀박질하던 2008년 7월 OPEC의 증산 논의는 남미 1위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시간을 끌다 '뒷북을 쳤다'는 비판도 받았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최근의 유가 급등은 투기와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고유가를 최대한 누린 뒤 천천히 증산에 들어가길 바라는 게 대다수 산유국의 속내다.
'소방수'를 자처한 사우디의 움직임이 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우선 겨냥한 '제스처'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정난에 시달린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 설정만으로도 금융시장이 일부 안정을 찾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BNP파리바의 한 애널리스트는 "원유가가 미세한 변수에도 급등락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82센트(0.8%) 내린 배럴당 97.28달러로 마감했다. 특히 하루 전 전자거래에서 한때 119.79달러까지 치솟았던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등락을 거듭한 끝에 111.22달러 선에 거래되며 보합권을 유지했다. 다만 두바이유 현물은 전날 폭등한 선물가격이 하루 시차를 두고 반영된 탓에 6.44달러(6.17%) 오른 110.77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원유시장이 한숨 돌릴 수 있었던 데에는 '사우디 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최근 거듭된 유가 폭등에도 "아직 때가 아니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날 리비아 사태로 최대 120만배럴이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비아가 대지 못하는 원유를 모두 대신 공급하겠다"고 시장 개입 의지를 밝혔다.
사우디는 하루 약 200만~40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비아 하루 생산량(165만배럴)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익명의 사우디 관리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이미 유럽의 원유 정제회사들과 추가로 공급할 유종과 물량 등에 대해 논의를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의 이목은 이 때문에 사우디로 쏠린다. 우선 어느 정도의 물량을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사우디는 24시간 안에 10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하루 830만배럴가량이던 석유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현재 900만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린 상태라고 이날 보도했다.
문제는 실제 증산에 착수하기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점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 원유가격이 140달러대로 뜀박질하던 2008년 7월 OPEC의 증산 논의는 남미 1위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시간을 끌다 '뒷북을 쳤다'는 비판도 받았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최근의 유가 급등은 투기와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고유가를 최대한 누린 뒤 천천히 증산에 들어가길 바라는 게 대다수 산유국의 속내다.
'소방수'를 자처한 사우디의 움직임이 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우선 겨냥한 '제스처'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정난에 시달린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 설정만으로도 금융시장이 일부 안정을 찾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BNP파리바의 한 애널리스트는 "원유가가 미세한 변수에도 급등락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