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건설 공사가 한창인 경제자유구역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에 들어서자 깨끗한 외장, 화려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최신식'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다만 송도의 원 모습을 알리듯, 드문드문 보이는 공터에는 어린아이 키만큼 제멋대로 자라난 갈대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조금은 썰렁해 보이는 송도가 정말 국제도시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읽기라도 한 듯, 24일 송도 공장에서 만난 이한구 코텍 대표이사는 "2009년 9월 송도에 입주한 뒤 세계적인 기업들과 거래가 늘었다"며 '송도 효과'를 자랑했다.

코텍은 1987년에 설립된 산업용 모니터 개발업체다. 카지노·의료기기 모니터, 광고용 대형모니터, 전자칠판 등이 주력제품이다.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스닥 히든 챔피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코텍의 가장 큰 사업부는 카지노용 모니터. 카지노용 모니터는 지난해 950억원의 매출을 거둬 총 매출(1509억원) 중 6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송도로 공장을 옮긴 후 카지노머신 시장 2위업체인 아리스토크라트를 비롯, 코나미, WMS, 스피엘로 등 국제 기업들을 거래처로 확보했다"며 "카지노 모니터 시장에서는 코텍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라고 자신했다. 카지노머신 1위 기업인 IGT와는 1990년대 중반부터 모니터를 납품하고 있다.

코텍은 안경을 쓰지 않고 3D 화면을 즐길 수 있는 카지노 모니터도 개발, 판매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백라이트유닛(BLU) 앞에 LCD 패널을 한 장 더 놓고 간격을 조정, 3D효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며 "보통 무안경 방식은 10분 이상 보면 어지러운데 우리 제품은 눈에 피로감이 없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의료용 모니터 역시 지멘스, GE 등 국제 대기업에 납품 중"이라며 "카지노머신 업체나 의료용 기기 업체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품질 좋은 패널을 장기적,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느냐인데 한번 상위기업과 거래를 트고 나니 나머지 업체들도 믿고 맡겨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코텍은 전자칠판 세계 시장점유율 1위(57%)인 캐나다 업체 스마트와 독점 파트너십을 구축, 지난해 12월부터 전자칠판을 생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는 70인치 규모의 전자칠판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55인치 전자칠판과 교단용 전자칠판 생산에 나서는 등으로 전자칠판 관련 매출은 지난해 6억원에서 올해 240억원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코텍은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사업특성상 매출과 이익을 꾸준히 늘려가는 튼실한 회사"라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5% 증가한 1100억원, 영업이익은 32% 늘어난 192억원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