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이기원 교수 '네이처 리뷰 캔서'에 논문

양파ㆍ고추 등 천연채소의 구성물질로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을 예방ㆍ치료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세계 과학ㆍ의학계의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

건국대는 27일 특성화학부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가 발표한 '파이토케미컬(식물유래 화합물)의 분자표적 발굴 기술 및 사례에 관한 논문'이 <네이처 리뷰 캔서(Nature Reviews Cancer)> 3월호에 실렸다고 밝혔다.

네이처 리뷰 캔서는 암 연구 분야 최고 권위의 총설(Reviews) 논문 학술지로, 최근 5년간 평균 인용지수가 35.0으로 네이처(Nature), 셀(Cell), 사이언스(Science)보다 높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이라는 의미의 접두사 파이토(phyto)와 화학물질을 뜻하는 케미컬(chemical)을 결합한 용어로, 채소나 과일 등에 함유된 성분을 일컫는다.

'제7의 영양소'로도 불리는 이 파이토케미컬의 다양한 생리 활성 효과는 그동안 단순히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손상 보호 작용으로만 알려져왔다.

그러나 이 교수팀은 파이토케미컬이 각종 염증과 암 등의 발생 과정에서 중요한 특정 신호전달 단백질과 직접 결합, 이를 조절함으로써 이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양파 등에 풍부한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 '쿼시틴(Quercetin)'과 '미리시틴(Myricetin)'의 경우, 발암 관련 단백질로 알려진 Raf, MEK, Fyn 등과 직접 결합해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다양한 파이토케미컬이 인체내 어떤 분자 표적에 영향을 미치는지 찾아나가면, 세포 내 신호전달과 그에 따른 질병발생 과정을 조절해 궁극적으로 '맞춤형 암 예방 물질' 개발까지 가능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논문에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 우리나라의 신약 개발 부문에 '파이토케미컬+분자표적' 모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합성신약 개발에 있어 자본, 인력이 부족한 반면 전통한의학에 기반한 천연물 연구는 충분히 이뤄져있다"며 "여기에 첨단융합기술을 더해 천연물 신약,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등을 개발하면 글로벌 바이오산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건국대 부임 이후 최근 4년간 파이토케미컬의 분자표적을 규명하는 연구로 무려 81편의 SCI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건국대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