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의 강력한 반발로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 자체를 포기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슬람 채권법)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 대부분이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지역구 의원들이 지역 기독교계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기독교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대통령 하야' 발언까지 나오면서 기독교계의 반발에 대한 의원들의 중압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43.9%(94명)의 의원들은 이슬람 채권법 통과에 대한 질문에 '의견 없음'이라고 답변했다. 이 중 상당수 의원들은 이슬람 채권법 통과에 동의했다가 최근 입장을 바꿨다. 이슬람 채권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의견은 26.2%(56명)에 불과했고,반대하는 의견은 29.9%(64명)였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슬람 채권법이 경제 측면에서 보면 국회 통과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최근 이것이 종교 문제화되면서 의원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당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이슬람 채권법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한 것을 보면 사실상 이슬람 채권법 통과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신영/양병훈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