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중동의 정정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세계경제 성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26일 IMF 대변인이 인터뷰에서 "앞으로 석유 공급 차질로 인해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글로벌 경제성장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가량 오른 것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반정부 시위로 인한 정정 불안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위험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 대변인은 다만 "현재의 시장가격 흐름은 유가 쇼크가 대체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추가 증산 여력이 지금까지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국가의 석유 생산 차질 규모를 능가한다는 것이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도 "중동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시위 사태는 리비아에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앞으로 들불처럼 더욱 번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유가 불안을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리비아 사태만으로 세계경제가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유가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일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세계경제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은 대부분 석유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에 따른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해 '원유 스와프' 카드를 내놨다고 이날 보도했다. 아시아로 공급되는 리비아 알제리 등 아프리카산 고급 원유를 유럽 쪽으로 보내고,사우디는 아시아 지역에 이에 상응하는 원유를 보내는 방식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