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리비아 공사 현장에서 속속 철수하면서 공기 지연 및 매출 · 수주 감소 우려 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에 건설 현장을 갖고 있는 건설사들은 직원 철수로 비상이 걸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철수 권고로 건설업체들이 필수 인력 100명만 남기거나 전원 철수하고 있다"며 "현장 관리가 제대로 안 돼 공기 지연과 함께 각종 장비 및 자재를 약탈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공사 경험이 부족한 일부 주택건설사들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나 향후 보상을 제대로 받기 힘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처 승인을 못 받고 현장을 떠났다면 보상은 물론 남은 공사를 지속하기 힘들 수 있다"며 "제3국 인력을 방치했다면 공사 재개 때 인력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던 건설사들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건설사들은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크게 줄고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해외 수주로 위기를 뛰어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외 공사에서도 손실을 보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리비아에서 4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새로 따내고 기존 7개 사업장에서 3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었다"며 "리비아 정국이 조기에 안정되지 않으면 올해 해외 수주 ·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사 주력 시장은 북아프리카보다 중동"이라며 "민주화 시위가 번지면서 중동 국가들마저 혼란에 빠져든다면 해외 매출과 수주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