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건물 로비에는 2월 중순 대형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이 설치됐다. 전광판에서는 롯데홈쇼핑의 판매 방송이 흘러나왔다. 롯데제과 빌딩에서 홈쇼핑 광고가 나온 것이다.

원래 이 자리엔 롯데제과 광고판이 걸려 있었다. '2018 비전 아시아 넘버원 제과업체 도약'을 제목으로 롯데제과의 슬로건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처럼 광고판이 바뀐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홈쇼핑 풀 고화질(HD) 방송 스튜디오'에 대한 각별한 관심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신 회장이 방송 제작기술과 장비를 동원해 시각적으로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전광판을 내걸라고 지시했다"며 "그룹 입사 초기부터 온라인 유통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던 신 회장은 해외 VIP가 한국롯데에 방문하면 직접 방송 스튜디오를 보여줄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스튜디오는 약 4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초 만들어졌다.

롯데홈쇼핑은 1억원 가까운 돈을 투자해 가로 3.4m,세로 1.9m 크기의 전광판을 달았다. 내방객을 대상으로 홈쇼핑 방송 및 회사 홍보영상,최고경영자(CEO) 동정 및 협력업체 소식,롯데제과와 롯데삼강 등 계열사의 광고 등을 보여준다.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 생일 등 이벤트 알림 기능을 추가하고 방송을 이용한 사내 이벤트를 여는 등 내부 소통의 수단으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바뀐 광고판에 롯데제과는 약간 떨떠름해졌다. 롯데홈쇼핑은 19층짜리 롯데제과 건물 중 7개층에 '세 들어 사는' 입장인데,건물의 얼굴인 로비에 홈쇼핑 전광판이 들어선 탓이다. '집주인'인 롯데제과가 전광판에 광고를 내려면 오히려 롯데홈쇼핑에 '부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