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기본적으로 가장 안전하게 돈을 맡길 수 있는 곳이다. 은행들은 여러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예금과 적금이다.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지,만기가 1년 또는 2~3년 이상인지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최근에는 금리가 너무 낮아지면서 은행들이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지수연동예금(ELD)이나 적금에 펀드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금리 수준에 따라 각 금융회사가 내놓고 있는 금융상품과 그 장 · 단점을 알아보자.일반적으로 예금 금리가 높으면 그만큼 안전성은 떨어진다.

◆수시로 입출금 가능한 상품

은행 보통예금 통장에 돈을 맡기면 언제든지 돈을 넣거나 찾을 수 있다. 편리하게 돈을 맡길 수 있기 때문에 금리는 연 1% 미만으로 낮다. 보통예금 통장처럼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으면서도 좀 더 높은 금리를 받고 싶다면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가입하는 게 좋다.

MMDA는 보통예금처럼 각종 이체와 결제도 할 수 있으면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호받는다. 은행은 MMDA 계좌에 들어온 돈을 다른 단기 상품에 운용하기 때문에 MMDA의 금리는 연 2% 정도로 보통예금보다 높다. 우리은행의 'AMA플러스 통장'처럼 저축예금과 MMDA가 '오토 스윙 방식'(기본계좌와 고금리계좌 간 자동이체)으로 연결된 상품도 있다. 통장에 고객이 정한 금액 이상의 자금이 들어오면 바로 MMDA 계좌로 옮겨진다. 고객은 MMDA 계좌에 있는 자금까지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다.

증권사에서도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으면서 금리가 은행 보통예금보다 높은 머니마켓펀드(MMF)와 결제계좌로 사용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내놓고 있다. MMF와 CMA 금리는 연 2.5~3% 정도로 은행 MMDA보다 조금 높다.

◆은행 전통상품,예 · 적금

은행의 가장 전통적인 상품으로는 정기예금과 적금이 있다. 정기예금은 목돈이 있을 때 운용하는 상품이고 적금은 목돈을 만들기 위해 매달 일정액을 저축하는 상품이다. 안전성을 최우선하는 은행의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일정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은행에 따라 다르지만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지난달 25일 현재 연 4% 정도다. 적금 금리는 기간이 길수록 높다. 3년 만기 적금의 경우 연 4.7~5% 정도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만큼 안전하면서도 금리가 약간 높은 곳으로는 우체국 예금이 있다. 정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파산 위험이 없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4.4%로 은행보다 조금 더 높다.


◆저축銀 · 신협 예금,금리는 은행보다 높아

은행 예 · 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원한다면 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는 보통 은행보다 1~1.5%포인트 정도 높다. 현재 우량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연 5~5.1%의 금리를 준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신용협동기구가 유리한 이유는 절세 혜택 때문이다.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기 때문에 예금에 붙는 15.4%의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1.4%의 농어촌특별세만 징수한다. 신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과 비슷한 연 4~4.1%이지만 절세 효과 덕분에 은행보다 정기예금 수익률이 더 높다.

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보호 대상이므로 1인당 5000만원까지는 원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거나 파산할 경우 당장 돈을 인출할 수 없는 탓에 가능하면 우량 저축은행인지 잘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 신협도 예보의 예금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관련 법률에 따라 자체 기금에서 5000만원씩 보호해준다.

◆고수익 노리는 ELD

은행들은 정기예금에 만족하지 않고 고수익을 노리는 고객들을 위해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주가지수 등의 변동에 따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ELD)을 선보였다. ELD의 기초지수로는 대개 코스피200지수가 활용된다.

ELD는 주로 1년 만기 상품이 많으며 은행들은 500억원 또는 1000억원 등으로 한도를 정해 2주 내외의 기간에만 판매한다. 매번 판매할 때마다 상승형 안정형 하락형 고수익추구형 양방향형 등으로 다른 구조를 가진 상품들을 설계한다. 각 상품의 구조에 따라서 수익률은 0%에서 연 30%까지 다양하다. 보통 ELD가 정한 조건을 달성하기 어려울수록 수익률이 높으며 조건이 상대적으로 달성하기 쉬우면 수익률이 낮다.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익률이 제로가 되는 경우도 있다. 또 만기 이전에 중도 해지할 경우 수수료를 떼고 나면 원금이 손실날 수 있다.

은행에서 ELD와 함께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은 후순위채권이다. 은행 후순위채권은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을 때 발행하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 은행 후순위채권은 만기가 5~10년으로 길고 중도 해지할 수 없으며 이를 담보로 대출받기도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은행이 파산하면 채무 변제 순위에서 일반 채권보다 뒤지기 때문에 파산 가능성이 없는 은행의 후순위채권에 투자해야 한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듯이 파산하면 후순위채권 투자액을 대부분 날리게 된다.

금리는 발행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지난 2월 신한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 금리는 연 5.1%였다. 1~3개월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은행 적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적금과 펀드를 결합한 상품도 나왔다.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적금과 펀드에 나눠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이다. 주식시장 변동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투자 비율을 자동으로 조정해준다.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펀드 편입 비율을 늘리고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펀드보다 적금 편입 비율을 늘리는 구조다. 기업은행의 'IBK 적금&펀드',국민은행의 'KB 와이즈 플랜 적금&펀드',한국씨티은행의 '참 똑똑한 펀드+적금 이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