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내 돈을 맡겨도 되는 금융회사는 어딜까. "

올해 초부터 저축은행이 잇달아 영업정지 당하면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믿을 곳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안전하면서도 자신에게 딱 맞는 금융회사와 상품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각 금융권역별로 안전하게 거래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우선 은행 상품의 금리와 조건을 살펴보려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를 이용하면 된다. 서민금융 상품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한국이지론(www.egloan.co.kr)이나 서민금융119서비스(s119.fss.or.kr)를 활용하면 좋다. 금융감독원이 개설한 금융소비자포털(consumer.fss.or.kr)을 방문하면 모든 금융상품 비교 및 거래 때 유의사항을 알 수 있다.

◆은행

금융권에서 가장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곳이 은행이다. 은행 상품은 대부분 원금이 보장되지만 최근 들어 그렇지 않은 상품(후순위채 적립식 펀드 등)도 많으니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한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안전성을 살필 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가장 많이 고려된다. BIS 산하 바젤위원회가 1988년 은행 감독을 위한 국제기준으로 제정한 것으로 은행이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의 BIS 비율은 통상 8% 이상 돼야 건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은행들은 보통 BIS 비율이 10%를 넘기 때문에 모두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의 건전성은 BIS 비율 한 가지로만 판단하기 어려우며 자기자본이나 당기순이익의 규모 등도 감안해야 한다. 은행과 거래할 때는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급여이체 카드대금 공과금 납부 및 자동이체를 한 곳(주거래은행)에 집중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많다.

◆보험사

보험사는 지급여력 비율로 안전한지 여부를 따진다. 지급여력이란 보험회사가 계약자에게 진 부채를 모두 갚더라도 남는 순자산을 말한다. 납입자본금 잉여금 자본조정 등의 합산액에서 신계약비 및 영업권을 뺀 수치다.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총부채 대비 지급여력을 지급여력 비율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보험업 감독규정은 보험사가 지급여력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정해놨다.

보험상품 가입 전 자신의 수입과 지출 등을 고려해 가입해야 한다. 보장성 보험에 지불하는 총 금액은 가계소득의 1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보험회사의 상품을 알아보려면 각 보험회사 홈페이지나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 홈페이지를 방문해 비교 분석해 볼 수 있다.

보험 가입시 피보험자는 위험이 생길 경우에 많은 손실이 발생하는 사람으로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에 들 때 가정의 소득을 책임지는 사람이 사망하면 손실이 가장 크고 유가족의 생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보통 가장을 피보험자로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증권사

증권회사가 주로 판매하는 펀드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펀드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에 환율변동 위험도 있다. 따라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위험을 취소화하기 위해 헤지 방법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서는 과거의 운용 성과와 평판 등을 고려해 자산운용사를 선택하고 판매회사의 평판,직원의 전문성 및 영업점 위치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펀드 판매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투자 대상 운용보수 및 수수료 등을 고려해 펀드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투자설명서를 받아 주요 내용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환매할 때는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의 경과 여부를 살펴야 한다.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 종료 이전에 환매하면 환매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매 청구 시간에 따라 적용되는 환매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환매 소요 기간도 확인해야 한다. 가입한 펀드 유형 및 신청 기간에 따라 출금일이 달라질 수 있다.

◆카드사 및 캐피털사


신용카드사는 포인트 적립 기능이 많고 할부금융시 유리한 전업계 카드와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체크카드 기능이 강한 은행계 카드로 나뉘어져 있다. 카드사는 보통 정부의 인가를 받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서비스의 질과 소비자에게 신뢰받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어떤 그룹이나 은행의 자회사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때는 너무 많이 발급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1인당 발급 카드가 4~6장을 넘어가 너무 많으면 개인신용 등급이 일부 하락할 수 있다.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을 때는 쓰지 않는 카드를 해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지는 전화로도 신청할 수 있다. 해지를 막기 위해 카드사들이 일종의 부가 서비스를 더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신용카드 할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전월 사용실적이 30만원이 넘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가 서비스를 선택할 때 참고해야 한다.

카드사의 선지급 포인트 제도가 할인이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포인트로 미리 할인받고 나중에 포인트로 되갚아야 한다. 금감원의 지도로 선지급 포인트 제도는 70만원 이내,36개월 이내로 운영한다. 이 밖에 카드승인 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카드사의 휴대폰 단문 서비스(SMS)를 이용하면 계획성 있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캐피털사의 자동차(신차 중고차) 할부금융 상품이나 가계대출 상품을 고를 땐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해 비교공시 시스템을 이용하면 보다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캐피털사를 알 수 있다. 특히 중개업자나 중개업체의 소개를 받고 캐피털사 상품을 이용할 땐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대출상담사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회사



저축은행을 선택할 때는 건전성(BIS 자기자본비율,고정이하 여신비율,후순위채 규모),수익성,튼튼한 대주주 등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금융당국은 우량 저축은행의 잣대로 '8 · 8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8 · 8 기준'이란 BIS 자기자본비율 8% 이상,고정이하 여신비율 8% 이하를 말한다. 자기자본비율은 위험자산에 비해 자기자본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향후 부실화할 수 있는 대출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비율이 낮을수록 건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개별 금융회사의 사이트나 금융감독원 홈페이지(www.fss.or.kr),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www.fsb.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8 · 8 기준'에 부합한다고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저축은행의 회계는 통상 은행권의 회계와 달리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 탓이다. 순식간에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대주주가 튼튼한지 봐야 한다. 대주주가 튼튼하면 저축은행이 지속적인 경영과 영업이 가능하고 위기시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회사와 거래할 땐 '순자본비율'이 건전성을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신협은 순자본비율이 3% 이상이면 건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순자본비율이 마이너스인 곳과는 가급적 거래하지 않는 게 좋다. 상호금융회사의 수신 역시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자체적인 기금을 통해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한다. 단 우체국 예금은 국가가 전액 보장해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