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3억5000만명,71개국 진출,한국 게임 수출액의 30% 차지….'

온라인게임을 세계 최초로 만든 넥슨의 성적표다. 넥슨은 1997년 '바람의 나라'를 미국에 수출한 이후 30여종의 온라인게임을 일본 중국 대만 미국 등지에서 서비스 중이다. 지난해 매출이 국내 게임업체로는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던전앤파이터' 등은 넥슨이 해외 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위상을 굳힌 대표작들이다.

하지만 넥슨의 해외사업을 총지휘하는 최승우 넥슨 일본법인 사장(43 · 사진)은 "넥슨의 글로벌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개척해야 할 시장이 아직 널려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비디오게임 비중은 58%에 이르지만 온라인게임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온라인게임의 성장 여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최 사장은 한국 게임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대라고 보고 있다. 보따리 장사에서 벗어나 현지에 정착하며 제대로 장사를 할 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에서 만든 게임을) 무조건 내다파는 시대는 지났다. 그동안 해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별 상황에 맞게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넥슨은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글로벌 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최 사장은 "한국산 게임을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하는 현지화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법인에서 그 시장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스페인 게임개발사를 인수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일본 최대 모바일게임 포털 모바게타운과도 조만간 전략적 제휴를 맺을 예정이다. 미국 법인은 스마트폰,태블릿PC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사업 기회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케팅도 시장 특성에 맞게 차별화하고 있다. 작년부터 일본에서 하고 있는 프로야구 구단 지바롯데 후원,TV광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 사장은 "넥슨의 브랜드 홍보보다는 콘솔게임과 모바일게임에 치중하는 일본사람들에게 온라인게임의 존재를 알리려는 의도가 크다"고 했다.

최 사장은 올해 세계 게임시장의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유행이 한층 가속화되고 페이스북 등 SNS의 인기 등으로 소셜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글로벌 모바일 열풍은 게임 이용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