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슈퍼볼(미식축구리그 결승전)이 끝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2012년 슈퍼볼 광고 전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30초 광고 단가가 300만달러였던 슈퍼볼 광고는 내년에 350만달러(약 39억5000만원)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슈퍼볼을 중계하는 NBC가 광고 단가를 올해보다 50만달러 올린 350만달러로 책정했다고 미국의 광고전문지 애드에이지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슈퍼볼 광고는 해마다 10만~20만달러 인상돼 왔으나 50만달러는 파격적인 상승폭이다. NBC는 슈퍼볼의 1쿼터부터 4쿼터 사이에 들어가는 광고비를 300만달러에서 350만달러로 높였다. 가장 싼 광고비도 지난해 최고가였던 300만달러로 올린 셈이다. 초당으로 환산하면 1억1200만~1억3000만원.

2008년 최악의 경기 불황 이후 300만달러는 광고주들에게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존재해왔다. 올해 슈퍼볼을 중계한 폭스(FOX)TV는 가장 비싼 'A포지션' 단가로 300만달러를 받았고 다른 광고는 280만달러 안팎을 불렀다. '합리적인 가격(?)' 탓인지 폭스TV는 슈퍼볼을 지난해 10월 광고물량을 모두 팔아치웠다. CBS가 중계한 지난해에는 가격이 250만~280만달러 수준으로 형성됐다.

올해 폭스TV가 중계한 슈퍼볼은 미국에서 1억1100만명이 지켜보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해 CBS가 역대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한 드라마 '매시(MASH)' 최종회(1억650만명)를 넘어선 것이다.

슈퍼볼의 인기가 높지만 미국의 경기가 완전하게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NBC의 무리한 가격 인상안을 광고주들이 외면하면 슈퍼볼 직전까지 광고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앤호이저-부시는 가격 할인을 받기 위해 실력 행사에 들어갈 태세다.

내년 슈퍼볼은 2월5일 인디애나폴리스 루카스오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