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홀의 파보다 2타 적은 타수로 홀아웃하는 것을 일컫는 이글은 프로들에게도 쉽지 않다. 앤서니 김(26 · 나이키골프)과 필 미켈슨(40 · 미국)은 올해 미국PGA투어에서 각각 17,18라운드를 했는데도 아직 이글이 하나도 없다. 최경주(41 · SK텔레콤) 양용은(39) 김비오(21 · 넥슨)도 하나씩에 불과하다.

그런가 하면 올해 14라운드(252홀)밖에 안 한 '루키' 강성훈(24 · 신한금융그룹 · 사진)은 7개의 이글을 기록,스콧 매카런(미국)과 함께 이 부문 수위를 달리고 있다. 강성훈은 36홀당 하나꼴로 이글을 잡아 '홀당 이글수' 부문에서는 단독 1위다. 강성훈은 지난주 마야코바클래식에서도 이글 2개를 기록했다. '이글왕'이라는 별칭을 붙여도 지나치지 않을 성싶다.

강성훈은 올해 네 대회에 출전,세 대회에서 상금을 받았다. 첫 대회인 소니오픈에서는 커트탈락했고,마야코바클래식에서 공동 19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 때문에 상금랭킹은 137위(6만4920달러)로 하위권이다.

스코어와 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강성훈이 이글을 많이 잡는 것은 장타력 덕분이다. 강성훈은 지난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앞두고 스윙을 콤팩트하게 바꿨다. 팔과 몸이 일체화된 상태에서 임팩트와 피니시를 한 결과 거리가 20야드가량 늘었다.

강성훈의 올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95.4야드(약 269m)로 이 부문 랭킹 28위다. 웬만한 파5홀에서는 2온을 시도하고,성공하면 이글퍼트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이글 수가 많아지는 것이다.

강성훈의 과제는 많은 이글을 스코어와 성적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강성훈은 상금을 받은 세 대회 모두 첫날 스코어보다 최종일 스코어가 나빴다. 이글의 여세를 몰아 뒷심을 발휘한다면 첫 '톱10'에 들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