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청소년 사이버 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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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면 안다. 사람에게 있어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 무한대라는 걸.세상 천지에 내 편은 아무도 없는 듯해 외롭다 못해 미칠 것 같을 때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고 "힘들겠다,기운내라" 한마디만 해줘도 가슴 가득 차올랐던 분노와 증오가 조금은 누그러진다.
외로움은 분노,분노는 증오,증오는 파멸을 부르기 십상이다. 오도가도 못할 처지에 놓였거나 움직일수록 더 빠져드는 늪에 떨어졌다 싶은 이에게 외로움과 고통을 털어놓을 상대가 있다는 것보다 더 큰 구원은 없다. 자살하는 사람 대부분이 마지막 전화 통화에 실패한 뒤 결심을 실행한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이 하루 24시간 언제든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www.cyber1388.kr)'를 열었다는 소식이다. 35명의 전문 인력이 번갈아 근무,학업 · 가족 갈등 · 교우 관계로 힘겨운 사람은 물론 전화나 대면 상담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이 스스럼없이 속을 털어놓게끔 했다는 것이다. '알바 Talk' 코너를 설치,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고충도 의논하도록 꾸몄다고 한다.
현재 국내의 위기 청소년은 86만명.그동안 대면 상담과 전화(1388) 및 문자 상담을 실시했지만 대면 상담은 대기기간만 평균 12일이고,전화와 문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급할 때 전국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상담 체제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청소년 문제는 심각하다. 2009년 한 해에만 15~19세 청소년 36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1명꼴이다. 가출이 급증하는 건 물론 첫 가출 연령도 낮아진다(남자 13.3세,여자 13.8세).사유는 대개 가정 불화와 가족 해체지만 부모의 지나친 기대로 인한 학업 스트레스도 있다.
가출은 자칫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 청소년 강력 범죄는 2004년 1708명에서 2009년 3182명으로 급증했다. 한번 범죄자로 낙인 찍히면 성인이 돼서도 그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 가출 청소년의 경우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전화번호'라는 안내방송이 제일 무섭다고 한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사실만큼 끔찍한 건 없다. 1년 365일 실시간 상담을 내건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가 모쪼록 충실한 운영으로 캄캄한 터널에 갇혀 어쩔 줄 모르는 청소년들을 밝은 세상으로 이끄는 출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외로움은 분노,분노는 증오,증오는 파멸을 부르기 십상이다. 오도가도 못할 처지에 놓였거나 움직일수록 더 빠져드는 늪에 떨어졌다 싶은 이에게 외로움과 고통을 털어놓을 상대가 있다는 것보다 더 큰 구원은 없다. 자살하는 사람 대부분이 마지막 전화 통화에 실패한 뒤 결심을 실행한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이 하루 24시간 언제든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www.cyber1388.kr)'를 열었다는 소식이다. 35명의 전문 인력이 번갈아 근무,학업 · 가족 갈등 · 교우 관계로 힘겨운 사람은 물론 전화나 대면 상담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이 스스럼없이 속을 털어놓게끔 했다는 것이다. '알바 Talk' 코너를 설치,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고충도 의논하도록 꾸몄다고 한다.
현재 국내의 위기 청소년은 86만명.그동안 대면 상담과 전화(1388) 및 문자 상담을 실시했지만 대면 상담은 대기기간만 평균 12일이고,전화와 문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급할 때 전국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상담 체제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청소년 문제는 심각하다. 2009년 한 해에만 15~19세 청소년 36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1명꼴이다. 가출이 급증하는 건 물론 첫 가출 연령도 낮아진다(남자 13.3세,여자 13.8세).사유는 대개 가정 불화와 가족 해체지만 부모의 지나친 기대로 인한 학업 스트레스도 있다.
가출은 자칫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 청소년 강력 범죄는 2004년 1708명에서 2009년 3182명으로 급증했다. 한번 범죄자로 낙인 찍히면 성인이 돼서도 그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 가출 청소년의 경우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전화번호'라는 안내방송이 제일 무섭다고 한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사실만큼 끔찍한 건 없다. 1년 365일 실시간 상담을 내건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가 모쪼록 충실한 운영으로 캄캄한 터널에 갇혀 어쩔 줄 모르는 청소년들을 밝은 세상으로 이끄는 출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