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리비아 사태에 이어 북한의 전쟁위협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코스피는 2월 마지막 날 아시아 증시의 반등에도 홀로 하락했다.

남들 오를 때도 하락하더니 남들이 내리니 또 같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내 증시가 1일 휴장하는 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는 유가 흐름에 따라 28일(현지시간) 올랐다가 1일(현지시간) 다시 하락했다.

특히 뉴욕 증시는 국제유가 안정과 소득지표 개선 등으로 28일(현지시간) 상승하면서 다우지수는 1월(2.7% 상승)에 이어 2월에도 2.8%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1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다시 큰 폭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일 1920선에서 장을 시작하면서 취약한 투자심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어떤 지지선에서도 지지다운 지지를 받지 못하고 미끄러지면서 마디지수인 1900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증권사는 저점을 1800선 후반대로 멀찍이 내려놨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2개월 예상 PER 9배 초반 수준인 1800선 후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60일 이평선과 120일 이평선을 쉽게 이탈했던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120일 이평선을 빠르게 회복하고 안착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낙폭이 확대된다면 1880선 전후를 목표치를 설정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일단 지수 하락에 공포를 갖기보다는 냉정함을 찾고 사태를 볼 필요가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태 여파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우려는 여전하고 외국인의 팔자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훼손은 불가피하다.

또 유가 급등으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5% 급등했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급등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재빠르게 금융통화위원회로 이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는지, 반밖에 남지 않았는지'를 판가름할 시간이다.

노출된 악재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는지, 아니면 이제부터 시작인지가 문제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 초반까지 밀리면서 투자심리는 극도로 예민해 졌지만 슬슬 '발상의 전환'을 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 우려가 점차 완화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회복이라는 큰 그림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시장을 외면하기보다는 기회를 엿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미 노출된 악재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되고 있다는 점과 증시 변수 악화의 완화 시그널이 확인될 때 시장은 펀더멘털 개선 기대를 반영할 것"이라며 시선을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 우려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작년 5월"이라며 "당시와 같은 펀더멘털 훼손 우려를 상정하지 않는다면 현재부터는 하단에 대한 우려보다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1월 고점(2121.06)에 비해 한달만에 벌써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9% 이상 가격조정을 받은 것. 이제 슬슬 가격조정을 마무리하면서 반등을 모색할지, 아니면 약세장으로 아예 방향을 틀지 증시는 갈림길 앞에 서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