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은 모두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BS '싸인' 엄지원, MBC '마이 프린세스' 박예진, KBS '프레지던트' 왕지혜 등 맡은 배역이 전문직이거나 이지적인 이미지를 보여줘야 할 때 여자 스타들은 가장 먼저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곤 한다.

특히 최근 여자 스타들이 보여주고 있는 숏커트 스타일은 거의 남자 커트 수준의 길이로 김혜수가 드라마 '스타일'에서 보여줬던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인 커트와 비슷하다.

당시 김혜수 스타일을 만들어 낸 뷰티샵 바이라(VAIRA) 민상 원장은 "일반적으로 동양인은 외국인에 비해 이목구비가 작고 윤곽이 넓은 편이라 머리로 가려야 얼굴이 작아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머리를 길러서 가리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머리를 짧게 자르면 전체적인 이미지가 강렬해져서 인상이 또렷해 보인다는 것이다.

예전의 숏커트 스타일이 대부분 단발머리에서 변형된 바가지 머리 같은 단순한 형태였다면 지금은 더욱 자유분방하고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과감한 레이어드 스타일이 트렌드다. 하지만 아직 한국 여성들이 헐리웃 스타 엠마 왓슨이나 케리 멀리건같이 이마를 훤히 내놓는 스타일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엄지원, 박예진, 왕지혜 등이 보여주고 있는 로맨틱 차도녀 스타일을 추천할 만 하다.

이는 2:8 가르마로 한 쪽 눈썹 끝부분부터 옆으로 넘기는 스타일의 레이어드 커트로 옆머리는 귀를 거의 내놓는 정도로 짧지만 앞머리는 비대칭으로 눈썹을 가리면서 귀 옆으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로맨틱 차도녀 스타일' 이라 부를 수 있다.

왕지혜의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는 바이라의 진화 팀장은 "왕지혜 씨 헤어 커트는 전문용어로 어쉬매트릭 숏 커트 즉, 언밸런스 숏커트라고 부르며 댄디한 느낌을 주면서 이목구비를 더 강조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귀를 드러내고 목 라인 헤어도 길지 않게 정리하기 때문에 목이 길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볼륨감 있는 연출을 위해 펌을 함께 해주면 좋지만 평소 드라이로 머리를 말릴 때 앞으로 쏟아지게 얼굴을 감싼다는 느낌으로 머리를 말려주면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살려줄 수 있다"며 의외로 손질도 간단하다고 전했다.

이쯤 되면 '이렇게 유행인 숏커트, 내가 해도 괜찮아 보일까?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바이라 민상 원장은 "얼굴이 각지거나 둥근 사람들에게 커트가 잘 어울릴 수 있다. 각진 얼굴에는 앞머리 등 포인트를 위쪽으로 두어 시선을 빼앗고, 둥근 얼굴에는 머리 위 쪽에 볼륨을 주고 옆부분은 눌러서 얼굴을 길어 보이게 연출할 수 있다"며 "단, 목선이 긴 사람이나 너무 마른 사람이 숏커트를 하면 그 특징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자친구가 긴 머리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길러온 머리가 아깝다는 이유로, 얼굴 여백을 꼭 가려야 예뻐 보인다는 이유로 롱 헤어 스타일을 고수해 온 사람이라도 올 봄에는 새로운 변신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