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명 열광…110개국 중계…지금 英연방은 크리켓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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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켓월드컵 4월2일까지
현대차·LG전자 등 스폰서
인도 스타선수 年 1000만弗 벌어
현대차·LG전자 등 스폰서
인도 스타선수 年 1000만弗 벌어
전 세계 110여개국 생중계, 연인원 20억명 시청, 티켓 매진에 항의 소동….지금 영연방 국가들은 크리켓월드컵 열풍으로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인도와 잉글랜드 간 '2011 국제크리켓평의회(ICC) 크리켓월드컵' 경기를 사흘 앞둔 지난달 24일 인도 친나스와미 경기장에서는 티켓 7000여장이 동나는 바람에 성난 시민들이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보안요원과 경찰이 대나무 봉으로 제압하고서야 소동이 일단락됐다.
2011 크리켓월드컵은 내달 2일까지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에서 계속된다. 축구 다음으로 많은 사람이 즐긴다는 크리켓 경기에 국내 대기업들도 후원사로 참여하며 스포츠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크리켓월드컵에 영연방국가 들썩
크리켓월드컵은 축구(FIFA)월드컵,하계올림픽,럭비월드컵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스포츠 행사다. 이번 대회에는 잉글랜드 호주 인도 남아공 등 14개 대표팀이 참가해 41경기를 치른다. 모든 경기는 110여개국에 중계돼 연인원 20억명 이상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크리켓월드컵 시청자는 22억명으로 집계됐다.
야구와 비슷한 크리켓은 '영국의 국기'다. 1774년 영국에서 경기 규칙이 만들어진 뒤 해외 팽창정책을 타고 19세기에 세계 각국으로 퍼졌다. 110여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정회원국은 잉글랜드 호주 방글라데시 인도 뉴질랜드 등 10개국이다. 크리켓 경기 중 최대 규모는 잉글랜드 호주 남아공 등 영연방 국제대회.그중에서도 잉글랜드와 호주의 경기는 '크리켓의 꽃'으로 불린다.
아시아권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기에 관심이 쏠린다. 축구의 한 · 일전처럼 앙숙인 두 나라 국민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국가대항전에서 지면 나라 전체가 우울해하고 신문들도 크리켓대회가 열리는 동안 관련 기사로 도배한다. 경기가 열리는 날엔 길거리도 한산하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개국 이래 최대 스포츠 행사를 맞아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다. 인도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크리켓 관련 신작 게임을 쏟아내고 있다. 펩시 피자헛 등 다국적 기업들도 개최국에서 '크리켓 대목'을 겨냥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인도에서는 화합의 스포츠
인도에서는 1983년 크리켓월드컵 우승 이후 국민적인 스포츠가 됐다. 크리켓리그까지 생겼다. 인도 국민들은 크리켓팀을 응원하는 동안 뿌리 깊은 카스트제도마저 잊고 하나가 된다. 언어 종교 인종이 다른 인도 전체를 하나로 묶어 주는 게 바로 크리켓이다.
뛰어난 크리켓 선수는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다. 인도 잉글랜드 호주 등에서는 1년에 수백만달러를 버는 선수들이 많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인도 최고 스타 마헨드라 싱 도니는 2009년 연봉 200만달러에 기타 부수입까지 더해 1000만달러를 챙겼다. 사친 텐둘카르와 유브라즈 싱은 각각 800만달러,550만달러를 벌었다. 역사상 최고의 크리켓 선수로 평가받는 사친 텐둘카르는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인도를 21세기로 이끈 인물 50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인도 파키스탄 같은 영연방 국가에서 크리켓은 종교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국가적 이벤트이며 온 국민이 집이나 회사의 TV 앞에 모여 시청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현대차 LG 등 대기업들 후원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하룬 라갓 ICC 회장과 자동차부문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크리켓월드컵까지 후원하기로 했다. 크리켓월드컵뿐 아니라 챔피언스 트로피,월드 T20 등 ICC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도 차량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월드컵에는 인도에서 2년 연속 최다 판매 승용차인 i10을 비롯해 싼타페 등 50여대의 의전 · 운영차량을 지원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을 후원함으로써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잡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6년간 ICC를 공식 후원한 LG전자는 2009년 다시 계약을 체결,2015년까지 ICC가 주관하는 메이저급 크리켓대회의 공식 후원사로 활동한다. LG전자는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크리켓 경기 정보를 내장한 크리켓폰,크리켓TV 등을 출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도 2004년 인도 · 파키스탄의 크리켓대회(삼성컵 크리켓대회)를 후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 크리켓(cricket)
배트와 공을 사용해 필드에서 벌이는 단체 구기 경기.각각 11명으로 이뤄진 두 팀이 교대로 공격과 수비를 펼치며 배트로 공을 쳐 득점을 겨룬다. 야구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다. 경기는 2이닝으로 끝나며 10명이 아웃되면 공수를 교대한다. 영국과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국가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다. 최대 규모는 영국 스코틀랜드 호주 인도 뉴질랜드 파키스탄 등의 영연방 국제대회.영국과 호주의 경기가 크리켓의 꽃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