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빈폴이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국내 시장에서 패션업체가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빈폴은 지난달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겨울 시즌 판매된 45만8000원짜리 남성용 패딩 사파리 재킷(BC0D37XC75) 1229장을 회수해 이달 31일까지 새 제품으로 바꿔준다고 공지했다. 그동안 자동차 유모차 식품 뮤지컬 등의 상품에 결함이 있어 해당 업체가 관련 상품을 회수해 점검 · 교환 · 수리해 주는 리콜 사례가 종종 있었고,해외 시장에서 국내 중견업체가 의류상품을 리콜한 적은 있었지만 국내시장에선 처음이다.

빈폴이 리콜을 실시한 것은 제품에 새겨진 '자수철자 오류' 탓이다. 패딩 재킷의 좌측 소매 위쪽(사진)에 자수로 새겨진 영자문구(QUALIFIED CASUAL)에서 4,5번째인 'L'과 'I'의 위치가 바뀌어 회수조치를 취한 것이다. 제일모직은 고객으로 등록돼 있는 500여명에겐 구입해 간 매장별로 직접 연락해 새로운 제품으로 교환해 준다고 공지했으며,미등록 고객 700여명에게는 홈페이지에 리콜 내용을 알리는 팝업창을 띄워 교환 희망 여부를 파악 중이다.

정창근 제일모직 빈폴맨즈 팀장은 "빈폴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그만큼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며 "이번에 리콜을 실시하게 된 것도 고객에 대한 약속과 믿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리콜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리콜,남일 같지 않네.명품을 향한 브랜드의 의지가 보인다''우와 역시 브랜드(빈폴)는 다르네요' 등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빈폴의 이번 조치에 대한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계기로 다른 패션 브랜드들의 자발적 리콜 사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