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동반성장은 시장원리에 맡겨야 하며,자율적으로 기업들이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 2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냈다.업종 내 99% 이상이 중소기업인 섬유업계 수장의 발언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노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임기 3년의 회장에 연임됐다.

그는 합성섬유의 원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이익공유제를 중소기업에 대한 판매가격 인하 압력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석유화학제품은 국제가격에 연동돼 있다”며 “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국내 업체에만 싸게 공급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해외 수출로 물량이 빠져나가 오히려 국내 업체들이 원료 공급이 딸리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노 회장은 “FTA(자유무역협정)를 지향하고 대외의존도가 83%나 되는 나라에서 (인위적인 가격 조정은) 할 수 없는 얘기”라며 “발상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합성섬유 원료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83%에 이른다.그는 “섬유산업에서 동반성장은 중소기업이 하기 어려운 신섬유 개발 등을 대기업이 맡고,중소기업들은 이렇게 개발된 신소재로 자동차 항공 조선 건축 메디컬 등에 융·복합해 적용하는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올해 섬유패션 산업의 사업방향도 발표했다.원사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업종간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FTA 등 국제협력을 통해 올해 153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각종 CEO(최고경영자)포럼 등 홍보활동을 통해 사양산업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산업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노 회장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대비하고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연합회 부설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섬유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재단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