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브랜드를 보유한 LVMH는 유대인 모욕 발언으로 정직 처분을 내렸던 갈리아노를 해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회사 측은 성명을 내고 "갈리아노의 불쾌한 발언과 행동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며 해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LVMH는 갈리아노의 언행이 명품 브랜드에 끼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디올에 수천만달러의 수익을 안겨준 '충신'을 내쫓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NYT는 분석했다. 영국 출신의 갈리아노는 패션업계에서 '천재'로 불리며 1996년 디올에 스카우트된 이후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디올의 부활을 주도했다.
갈리아노는 지난달 24일 밤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의 한 카페에서 옆자리에 있던 남녀와 다투다 유대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갈리아노를 고소한 이 남녀는 갈리아노가 자신들을 유대인으로 지목한 뒤 욕설을 쓰며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갈리아노는 옆 여성에게 "더러운 유대인 얼굴"이라며 "너 같은 사람들과 너의 조상들은 가스실에서 죽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이런 언행은 징역 6개월형이 가능한 범죄다. 갈리아노는 반유대 발언이나 민족차별주의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당시 갈리아노는 만취 상태였으며 디올 측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에게 정직 조치를 내렸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영국의 한 타블로이드 신문은 "지난해 10월 갈리아노가 같은 카페에서 아돌프 히틀러를 존경한다는 표현을 했다"고 폭로하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디올의 향수 모델인 유대인 배우 나탈리 포트먼까지 나서 지난달 28일 "그가 히틀러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으며 몹시 불쾌했다"고 비판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