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4세대(G) 와이브로(WiBro) 전국망을 구축했다. 이로써 농어촌 산간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빠르고 값싼 무선랜(와이파이)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됐다.

KT는 2일 수도권과 5대 광역시 등 전국 82개 시에 4G 와이브로 망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경부 · 중부 · 호남 · 영동 · 서해안 · 남해 등 7개 주요 고속도로에서도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사실상 와이브로 전국망을 갖췄다는 것이 KT 측 설명이다.

이번에 구축한 4G 와이브로의 다운로드 속도는 최대 초당 40메가비트(Mbps)다. 700메가바이트(MB)짜리 영화 한 편을 140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3세대 이동통신(WCDMA)에 비해 3배 이상 빠르다.

KT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선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전환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에그(egg) 신제품도 출시하기로 했다. 또 서울 · 인천 · 부산 지하철과 버스 등에 에그를 설치해 가입자들이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작년 말 720만명이던 스마트폰 가입자가 올해 2000만명으로 늘어나고 태블릿을 통한 동영상 소비가 늘어나면 무선 트래픽이 급팽창할 것"이라며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으로 무선 트래픽 급증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KT는 와이브로 전용 태블릿 '갤럭시탭 와이브로'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2.2(프로요)를 운영체제로 채택했고 최대 5대의 단말기를 와이파이로 연결할 수 있는 에그 기능도 지원한다. 아이나비 스마트에듀 등 14개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탑재했다. 기본료가 월 2만9700원인 50기가바이트(GB)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39만6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는 와이브로와 WCDMA를 모두 지원하는 대만 HTC의 태블릿 '익스프레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KT는 와이파이 존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표 사장은 "현재 4만7000곳인 전국 와이파이 존을 연말까지 10만곳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 와이브로

WiBro.삼성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텔 등이 공동 개발한 모바일 초고속 무선인터넷 기술.에릭슨 노키아 등 유럽 진영의 롱텀에볼루션(LTE)과 함께 4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으로 꼽힌다. 1996년 KT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일본 유큐,미국 클리어와이어,러시아 요타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전 세계 가입자는 1300만명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