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모터쇼…CEO들 전망] "기름값 안 떨어진다…전기차 투자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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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 "연비 개선이 관건"
GM "2년 전보다 상황 낫다"
현대ㆍ기아차 "日 재진출 할 것"
GM "2년 전보다 상황 낫다"
현대ㆍ기아차 "日 재진출 할 것"
"급등한 기름값은 다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필립 바랭 푸조-시트로앵 회장) "미국 메이커들은 2년 전 유가급등 때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 "(댄 애커슨 GM 회장)
제81회 제네바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가 열린 1~2일(현지시간) 인터뷰에 응한 글로벌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유가 급등 흐름에 대해 심각한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내연엔진과 전기모터를 번갈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고착화하는 고유가 충격에 대비해야"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지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자동차 업계엔 대단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랭 푸조-시트로앵 회장은 한술 더 떴다. 그는 "기름값이 종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영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BMW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카 연구 및 생산기지를 만들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운전하는 재미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연비를 개선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며 "벤츠는 이런 흐름을 감안해 고성능 전기차인 'SLS AMG 이셀'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벤츠는 2013년부터 이 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애커슨 GM 회장은 "리비아 사태 때문에 기름값이 과도하게 올라간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다행인 점은 GM 등 미국 업체들이 2년 전 부도위기에 몰렸을 때보다 상황이 낫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CEO들은 최근 유가 급등을 시장 확대의 호기로 봤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의 왕찬푸 회장은 "내년 말 e6 전기차로 미국에 진출할 것"이라며 "2013년엔 다임러와 공동 개발한 중형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디디어 르와 도요타유럽 CEO는 "자체 조사해 보니 약 16%의 소비자가 다음에 구입할 차로 하이브리드카를 꼽았다"며 "친환경차에 대한 리더십을 강화해 리콜에 따른 시장 우려를 씻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선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중국 프리미엄차 시장이 매년 10% 이상 커지면서 글로벌 판매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랭 회장은 "유럽 시장도 올해 회복세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 · 기아차 "반드시 일본에 재진출"
현대 · 기아차 CEO들은 유럽에서만 10% 이상 판매를 늘린다는 목표를 내놓는 등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도요타를 제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럽에서 아시아업체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향후 성장전략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전역에서 연 10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며 거침없이 1위 메이커로 올라선 도요타 모델과 300만대 생산 규모를 유지하며 내실을 기하는 혼다 모델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했다. 무조건적인 판매 확대보다는 품질과 감성 강화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양 사장은 고급 브랜드 신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도요타가 20여년 전 렉서스 브랜드를 만든 뒤 도요타 고유의 명성을 렉서스에 헌납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항상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선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모터쇼에 오기 전 브라질공장 착공식에 들렀는데,경쟁사들이 요즘 현대차의 작은 부품까지 다 뜯어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리더 그룹이 된 만큼 독창성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일본시장에 다시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일본에 재진출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유럽에서 작년 대비 10% 확대된 28만5000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신형 소형차 피칸토와 리오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아차는 2013년까지 유럽 내 '톱10'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다. 그는 "현대차 블루온을 발전시킨 기아차 브랜드의 전기차를 2013년부터 판매할 계획"이라며 "배터리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제네바(스위스)=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제81회 제네바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가 열린 1~2일(현지시간) 인터뷰에 응한 글로벌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유가 급등 흐름에 대해 심각한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내연엔진과 전기모터를 번갈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고착화하는 고유가 충격에 대비해야"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지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자동차 업계엔 대단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랭 푸조-시트로앵 회장은 한술 더 떴다. 그는 "기름값이 종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영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BMW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카 연구 및 생산기지를 만들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운전하는 재미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연비를 개선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며 "벤츠는 이런 흐름을 감안해 고성능 전기차인 'SLS AMG 이셀'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벤츠는 2013년부터 이 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애커슨 GM 회장은 "리비아 사태 때문에 기름값이 과도하게 올라간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다행인 점은 GM 등 미국 업체들이 2년 전 부도위기에 몰렸을 때보다 상황이 낫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CEO들은 최근 유가 급등을 시장 확대의 호기로 봤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의 왕찬푸 회장은 "내년 말 e6 전기차로 미국에 진출할 것"이라며 "2013년엔 다임러와 공동 개발한 중형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디디어 르와 도요타유럽 CEO는 "자체 조사해 보니 약 16%의 소비자가 다음에 구입할 차로 하이브리드카를 꼽았다"며 "친환경차에 대한 리더십을 강화해 리콜에 따른 시장 우려를 씻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선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중국 프리미엄차 시장이 매년 10% 이상 커지면서 글로벌 판매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랭 회장은 "유럽 시장도 올해 회복세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 · 기아차 "반드시 일본에 재진출"
현대 · 기아차 CEO들은 유럽에서만 10% 이상 판매를 늘린다는 목표를 내놓는 등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도요타를 제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럽에서 아시아업체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향후 성장전략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전역에서 연 10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며 거침없이 1위 메이커로 올라선 도요타 모델과 300만대 생산 규모를 유지하며 내실을 기하는 혼다 모델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했다. 무조건적인 판매 확대보다는 품질과 감성 강화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양 사장은 고급 브랜드 신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도요타가 20여년 전 렉서스 브랜드를 만든 뒤 도요타 고유의 명성을 렉서스에 헌납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항상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선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모터쇼에 오기 전 브라질공장 착공식에 들렀는데,경쟁사들이 요즘 현대차의 작은 부품까지 다 뜯어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리더 그룹이 된 만큼 독창성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일본시장에 다시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일본에 재진출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유럽에서 작년 대비 10% 확대된 28만5000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신형 소형차 피칸토와 리오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아차는 2013년까지 유럽 내 '톱10'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다. 그는 "현대차 블루온을 발전시킨 기아차 브랜드의 전기차를 2013년부터 판매할 계획"이라며 "배터리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제네바(스위스)=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