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라면 술 등 생필품 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작년 10월 이후 세 차례 금리를 올리며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2분기에 정점을 찍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런민대는 2일 연구보고서를 통해 은행 대출이 많이 풀린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자금 유입 가능성,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중국이 유동성 과잉 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5개월 사이에 세 차례 금리를 올리는 등 억제 조치를 취했지만 △겨울작물의 공급 부족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자금 유입 증대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조가 쉽게 꺾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작년 10월 이후 세 번째로 지난달 8일 금리를 올렸지만 생필품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중국의 양대 라면 업체인 캉스푸와 퉁이는 다음 달부터 봉지라면 가격을 2.2위안에서 2.3위안으로 5% 인상키로 했다.

캉스푸의 경우 작년 11월에 10% 올린 데 이은 두 번째 가격 조정이다. 이 회사는 "밀가루 식용유 등 원료 가격이 급등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라면 원료의 80%를 차지하는 밀가루 값이 작년 10월 t당 2480위안에서 최근 2670위안으로 8% 오르고,식용유 가격도 1년 전보다 40% 상승하는 등 원료가격이 지속적으로 뛰었다는 설명이다.

산둥성을 비롯해 중국 밀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중동부 지역 8개 성의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밀가루는 소형 1포대 가격이 70위안에서 80위안으로 15% 급등했다. 지난해 말 600g당 1.98위안 하던 쌀 가격도 2.65위안으로 34%나 올랐다. 중국의 대표 술인 마오타이주는 연초 가격을 20% 올렸다. 택배업체들도 지난달 25일부터 유가 상승을 이유로 운송비를 최고 6%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1%로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상승률도 4.9%에 달해 지난해 평균 상승률 3.3%를 크게 웃돌았다.

런민대는 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농산물 공급이 원활해질 하반기는 돼야 CPI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류수청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위원은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물가 상승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희곤 우리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장은 "2008년에 금리를 계속 올렸다가 갑자기 금융위기가 생기면서 200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며 "이런 경험 때문에 중동과 아프리카 정세가 악화되면 중국 정부가 긴축 강도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에도 물가가 안정된다고 보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