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욱 칼럼 "투자자가 되지 말고 트레이더가 되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강, 투자자가 되지 말고 트레이더가 되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말은 불교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이다. 의미는, 코뿔소의 뿔이 하나이듯 타인에 의지하지 말고 홀로 진리를 추구하면서 세상을 헤쳐나가라는 뜻이다. 욕망과 회한은 특정 대상이 있어 생기는 만큼, 모든 애욕과 간섭을 끊고 홀로 자유와 진리를 추구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왠지 모를 비장감이 넘치는데다가,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 같아 표현이 마음에 든다.
경제학에 회자되는 얘기 중에 “코뿔소는 멸종할 수 있어도 소는 멸종할 수 없다”란 이론이 있다. 밭이나 매고 토끼 한 마리도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순하디 순한 ‘소’는 멸종하지 않고 밀림의 무법자, 강인함의 상징인 코뿔소가 멸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무슨 해괴한 이론이냐 하겠지만 실제 지구상에 넘쳐나는 ‘소’에 비해 코뿔소는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저히 밀림지역 안에서 적이 없을 것 같은 강한 생명력의 코뿔소가 현재 지구상에 다섯 종에 모두 합해야 겨우 16,000마리에 불과하다고 하니 말이다.
과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누군가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느냐, 아니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느냐 여기에 달렸을 것이다. 우리나라 안에만 200만 마리에 육박할 정도로 번성하고 있는 ‘소’는, 안전한 축사를 지어주고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주는 관리자가 있다. 새 끼를 낳을 때는 순산하게끔 거들어주고, 병이라도 들라치면 잽싸게 치료해준다. 정말 자신의 새 끼처럼 챙겨주는 관리자 덕분에 어떠한 위협도 없이 ‘소’는 종족보전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에 도시화 정책으로 인해 코뿔소는 자신들의 서식지인 열대 우림지대를 영문도 모른 채 빼앗기고 있다. 게다가 고가의 뿔을 노리는 밀엽꾼에 의해 지금 이 순간에도 무참히 살해되면서 멸종 직전으로 내 몰리고 있다.
서두부터 뜬금없이 코뿔소 얘기를 왜 하냐고?
‘소’처럼 체계적인 관리를 받듯이 안전한 금융상품을 통해 부를 축적해 가는 간접투자자들이 있는 반면, 안타깝게 멸종해 가는 코뿔소처럼 어떤 도움도 없이 굵고 짧게 자신의 주식 인생을 파국으로 몰고 가는 전업투자자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야생의 밀림 속에 방치된 상태로 굶어 죽고, 밀엽꾼에 의해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코뿔소의 실상들이 마치 메이저들 그리고 작전 세력들에 의해 무참하게 공격 당하거나, 무원칙적인 투자행태를 일삼으며 빠른 속도로 몰락해 가는 전업투자자들의 현실과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이 말처럼 강력하고 전달력 있는 메시지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전업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경계해야 할 글귀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비록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에도 다수의 그릇된 판단에 의해 무참히 깨질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주식 시장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자. 나의 판단보다는 나와 각을 세우고 있는 상대편의 시각이 더욱 옳을 수도 있다는 유연성과, 투자 철학이 몸에 배일 때까지는 강인한 코뿔소 보다는 차라리 순하디 순한 ‘소’가 되는 것이 훨씬 지혜롭지 않을까?
개인 투자자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트레이더로서 정체성 말이다.
투자 자금이 극히 소액이면서, 주식투자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항상 밑돌면서 자신은 가치투자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리고 마치 가치투자자인 것처럼 장기 투자를 고집한다.
기업의 내재 가치를 분석하고, 심지어 기업 탐방도 한다. 저평가 운운하며 서서히 어설픈 가치 투자자가 된다. 사실 어떤 기업이든 파고 들면 모두 좋아 보인다. 실적이 좋든지 재료가 있든지, 아니면 아예 주가가 싸든지. 한번 곰곰이 기억을 되살려 보기 바란다. 그러면 깊게 분석했던 종목은 반드시 살 이유가 생겼고, 당신은 거의 대부분 매수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신의 계좌엔, 아직도 그 종목이 남아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가치 투자자란 멍에를 벗어라! 거기에서 당신을 건져내지 않는 한, 남은 주식인생에서 대역전은 요원할 것이다.
여기 시장을 지배하는 두 가지 논리를 보자. 그간 거래 대상 기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당신은 과연 어떤 논리의 지배를 받아왔는지 심각히 고민해보기 바란다.
자, 시장을 지배하는 아래 두 가지 논리 중에서 당신은 과연 어디에 끌리는가?
‘주가는 기업의 내재 가치에 의해서 움직인다’
‘주가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움직인다’
기관전문가들은 대개 가치 투자를 부르짖으며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를 주장한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그들이 편입한 종목들 대부분이 우량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물량을 받아 줄 대기 매수세를 확보하는 것이 그들의 수익률에 있어 결정적이다. 개인들을 끌어들이지 않고 자신의 물량을 어떻게 넘기겠는가. 그런데 코스닥 같은 개별주에서 개인들이 나올 생각을 안 하니까 은근히 코스닥 종목을 잡주 취급한다. 물론 비약적으로 들려도 좋다. 그런데 코스닥 시장 또한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이고, 지난 2000년 초까지 기술주를 그렇게 추천을 해댔다. 그러더니 IT버블이 꺼지자 어느 날 갑자기 가치주쪽으로 논리를 확 바꿨다. 버블이 꺼지기 전에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무튼 그러고는 개인투자자들보고 소신 없는 단타족이라고 비하한다.
그 다음은 면피성 발언이다. 시장을 읽는 것에 한계에 느낀 전문가들이 소위 안전빵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게 장수하는 비법이란 걸 안다.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이나 종목을 제때 제시할 수 없으니까 폭락 가능성이 가장 낮은 종목을 무성의하게 던져준다. 전문가들이 삼성전자나 POSCO, 현대중공업 같은, 정말 초등학생도 다 아는 그런 종목을 추천주에 꼭 포함시키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이제는 정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그들은 역시 전문가들답게 롱런하는 방법을 안다.
마지막으로, 그들 대부분이 분석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훈수만 늘어놓았지 트레이딩을 직접 경험이나 해 봤겠는가. 기껏해야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말이다. 물론 타인의 돈으로 매매를 하기는 했을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모럴해저드가 잔뜩 낀 방탕한 매매가 아닌가. 그동안 대리전이나 해봤지 어디 매일매일 피가 튀는 전쟁판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전쟁을 해 봤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시장 평균 수익률이나 챙길 줄 알지, 절대 수익률에 대해선 꿈도 꾸지 않는 것이다.
'더 이상 어설픈 가치투자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더 이상 저평가 논리로 무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당신의 투자 자금이 1억 원을 넘지 않는다면, 그리고 주식투자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어설픈 투자자 행세를 멈춰라! 그리고 ‘나는 트레이더다!’ 라고 선포하라. 주식인생 대역전의 서막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가치 투자자들은 저평가 종목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해서 자신들이 계산한 적정주가에 도달할 때까지 끝까지 가져가는, 소위 ‘고래심줄 전략’을 쓴다. 이런 가치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인데, 두 가지 문제 모두 깡통 차는데 딱 좋다.
가장 큰 문제는 적정주가와 반대로 갔을 때, 그리고 시장이 폭락했을 때이다. 자신의 예측이 빗나간 이런 경우에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모르긴 몰라도 계속 물타기로 대응할 것이 분명하다. 2008년 폭락장에도 가치투자를 고집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자신들도 크게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언젠가 시장이 살아나면 지금의 손실은 또 묻힐 것이고 다시 시장에 부상할 것이지만 말이다.
그 다음, 주식 보유기간의 문제다. 가치 투자는 최소 3년 이상 길게 가져가야 한다고 알고 있으면서 막상 투자 기간을 보면, 단기 투자자에 가까울 정도로 극히 짧다. 물론 물린 종목은 3년 이상 길게 가져 간다, 본전 올 때까지. 이때는 확실히 장기 투자자가 맞다.
정말 문제는 이익이 난 경우이다. 적정주가에 도달했을 때 매도하는 것이 가치 투자자 아닌가? 그런데 적정주가에 도달해서 매도하는 예는 드물고 조금만 올라도 던지기 바쁘다. 이익을 확정하고 싶은 심리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또 하나, 저평가 종목이라고 하고서는 목표주가를 너무 낮게 잡는다는 사실이다. 상승 여력이 불과 20%에 불과할 정도로 목표주가를 정말 안전빵으로 설정한다. 증권사 리포트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를 보면 거의 벼룩이 눈꼽 수준이다. 목표주가를 고작 20% 제시하면서 절대 저평가 종목이라며 버젓이 올린다.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이런 수준이라면 조금만 올라도 이익 실현하기 바쁘다. 이게 무슨 가치 투자고 장기 투자인가. 그런데 더욱 웃긴 것은 그들이 제시한 적정주가에 도달해서 기껏 팔고 나면 목표주가는 어느 틈엔가 올라 있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일이다. 그간 해당 주가가 떨어지면 목표주가 낮추고, 올라가면 따라서 올리는 거, 참 많이 했다. 이런 거야 초딩도 하는데 이런 자료를 믿고 가치 투자를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참고로, 전작에서 밝혔듯이 증권사의 기업 분석자료는 무척 단순하다.
그들이 개별 기업의 적정주가를 산출하는데 있어 고차원적인 수학공식이 동원되고, 수 십 가지 복잡한 첨단 지표가 동원되는 줄 아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믿고 안 믿고는 자유겠지만, 거의 대부분 주당순이익(EPS)이란 매우 단순한 지표에 절대 기준을 두고 있다. 물론 업황이나 환율 등의 변수, 몇 가지 정도는 반영한다는 점, 인정하겠다.
잠시 전작 ‘따블맨이야기’ 내용을 토대로 적정주가 계산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현재 삼성전자 주가 수준이 대략 60만원, 그리고 주당순이익 6만 원이라고 가정하고 그들의 적정주가 계산하는 법을 들여다 보자.
적정주가 산출에는 PER(주가수익비율)를 구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현 주가가 60만원이고 EPS 6만 원이니까 PER는 60만원에 6만원 나누면 된다. 대략 10, 즉 10배가 나온다. PER는 낮을수록 좋은 종목이 된다. 현재 전기전자업종 평균 PER는 14배 정도되니까 저평가 종목에 해당되는 것이 맞다.
적정주가의 기본 공식은, 업종 평균 PER에 해당 기업 EPS를 곱하면 나온다. 정말 공식치고 웃음이 날 정도로 간단하다. 일단 기본 공식대로 업종 평균 PER, 14배에 삼성전자의 현재 EPS 6만 원을 곱해보자. 그랬더니 적정주가는 84만 원이라고 나온다. 현재 주가는 60만 원, 해당 기업의 적정주가는 84만 원, 그렇다면 분명 저평가 종목이다. 그들은 즉시 매수 추천 리포트를 만든다. 이 정도 수준의 저평가 종목이 발굴되었을 때, 절대 망설이지 않는 것이 그들이다. 즉각 그들의 방식으로 리포트를 압축해봤더니 아래와 같이 나왔다.
‘……동사의 적정주가는 업종 평균 PER 14배에 EPS 6만 원을 곱한 값, 84만 원에 업종 대표주로서 프리미엄 10%를 더하면 대략 90만 원임. 현재 주가 수준인 60만 원을 감안했을 때 30% 이상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판단됨, 저평가 종목으로 매리트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바, 동 종목 적극 매수 추천….’
다소 극단적인 측면을 부각하기는 했지만, 사실 저평가 운운하며 매수 추천하는 종목, 상기 내용 이외에 특별한 거 있던가? 필자는 그들의 적정주가 분석 리포트에서 참신하고 좀 독특한 분석법, 혹은 특별한 공식 같은 거, 지금껏 보지 못했다.
자 그건 그렇다 치고, 만약에 시장상황 악화로 삼성전자가 50만 원으로 하락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들의 논리를 한번 보자. 통상은 추세 무너졌으니 필자를 위시한 모멘텀 투자자들은 일단 팔 것을 조언할 상황이다. 소나기는 피하란 말도 있지 않은가. 자, 그러나 그들의 저평가 논리는 더욱 빛을 발하며 절대 팔 수 없게 매도 견해를 차단한다.
‘동사의 현 주가는 50만 원, EPS는 6만 원이므로 PER 8..3배임. 절대 저평가 종목으로 동사에 대해 강력매수(Conviction Buy)`……’ 자, 이제 투자의견이 매수에서 강력매수로 바뀌었다. 과연 이런 자료 보고 누가 팔 수 있겠는가? 물타기를 하지 말라던 그들의 논리는 온데간데 없고 결국 물타기성 리포트를 낸 꼴이다.
정말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계속 떨어지면 끝까지 강력매수….이렇게 가야 논리의 모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데, 투자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증권사 리포트는 말을 싹 바꾼다.
자 어떻게 그들의 논리가 180도 바뀌는지 한번 보자. 약간 비약하고 압축해서 표현해 보면 이렇다.
‘현 주가 40만원, 당해년 예상 EPS 추정치를 3만원으로 낮춘다. 그럴 경우 PER 13.3배로서 저평가 국면이 해소되었으므로 매수 추천을 철회…’
가만 보면 증권사 리포트 정말 웃길 때가 많다. 자기들이 주장한 것과 반대로 주가가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당순이익 추정치를 확 낮추거나 올려서 적정주가를 아예 뒤집어 버린다. 이에 따른 손해에 대해선 그 책임이 분명 큰데도 여지껏 책임을 진 예는 없다. 정정 리포트를 통해 예상 EPS만 조정하면 끝이라니, 정말 편리한 논리 아닌가?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 일까 만은…그런데도 개인들은 그들의 리포트를 믿고 지금도 거꾸로 매매를 일삼는다. 거듭 강조하지만, 더 이상 그들의 저평가 논리에 빠져서 그들의 추천주를 맹신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이 위험한가, 현금이 위험한가 물으면 대부분 주식이 위험하다고 한다. 주식이 위험한 자산이란 것을 모두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주식을 보유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위험하다고 하면서 말이다. 비록 주식은 위험하지만 자신은 그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는 식이다. 특히나 그 위험한 주식은 보유 기간이 길면 길수록 위험도는 높아진다. 그런데도 주식은 당연히 장기 보유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린다. 장기 보유에는 2008년 같은 사상 최악의 폭락장도 포함된다.
주식 시장은 다들 알다시피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 한다고 물량이 늘거나 줄거나 하지 않는다.
즉, 2007년 하반기의 2,000P 때도 누군가의 소유로 주식은 계좌에 있었고, 2008년 하반기의 900P 때도 주식은 누군가의 소유로 있었다. 주인만 바뀌었을 뿐 항상 누군가의 계좌에 존재했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계좌에 있었던 구간이 어딘지에 따라서 이익, 손실자는 반드시 나왔다는 얘기다. 따라서 누가 고수이고 하수인지는 금방 판가름 난다. 당신은 어디에 속하는가? 당신은 지금도 주식을 위험 자산이라고 확신하고 있는가?
한편,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물으면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온다.
‘가치주 매매가 위험한가, 모멘텀 매매가 위험한가?’
아마도 열의 아홉은 모멘텀 매매가 위험하다고 할 것이다. 심지어 ‘가치주 매매는 투자이고, 모멘텀 매매는 투기다!’라고 못박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투자자들 대부분은 오랫동안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주식을 자주 샀다 팔았다 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 분명하다. 도대체 어디에서, 어쩌다가 이런 믿음을 갖게 되었는지 정말 안타깝다. 이런 믿음 때문에 매일 깨지면서 말이다. 그런데 앞서 거론했듯이 질문 내용을 바꾸면 또 모순된 대답이 나온다. 예컨대, 주식이 위험한가, 현금이 위험한가 물으면 역시 주식이 위험하다고 한다는 사실이다. 주식은 위험자산이라고 단정지으면서도 장기투자가 안전하다고 믿는다는 사실이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다시 한번 묻겠다. 과연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멘텀매매는 위험하고 가치주 매매는 안전한가?
“트레이더에게는 현금도 주식이다!”
부디 이 말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바란다.
주식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최소한 개인 투자자들에겐 그렇다. 이익을 주는 구간에서 잠시 보관하는 것이 주식이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무슨 대단한 일을 하는 양, 주식시장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라는 둥, 자신은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가치를 사는 것이라는 둥, 이런 거품 낀 허황된 생각을 하느냐 말이다.
다들 알다시피 모멘텀(동력)은 수급을 말한다. 수급 외에 주가를 움직일 동력은 없다. 실적이 좋든, 재료가 있든, 세력이 개입하든 결국 주가의 동력은 수요에 있다. 이 점에 모든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 바로 트레이더다. 그리고 트레이더는 현금을 주식처럼 여긴다.
주식은 투자의 영역이 아니라 트레이딩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2008년 급락장은 정말 살아 있는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언제든 당신을 파산시킬 수 있는 가장 위험 자산이 바로 주식이라는 것을 부디 인정하길 바란다. 이것이 성공의 첫걸음이다. 이것을 부정하고, 여전히 주가는 가치대로 간다고 믿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부디 꿈을 깨기 바란다. 거듭 강조하지만, 오늘 이후로 더 이상 어설픈 투자자 행세를 하지 않길 바란다.
단 한번만, ‘나는 트레이더다!’이렇게 외쳐보라!
이 한번의 외침으로 당신은 무한한 자유를 느낄 것이다. 그동안 당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 넣었던 거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시장에 대한 불안, 보유종목에 대한 불안, 이 모든 것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것이다. 아울러 트레이더로 자신을 규정하는 순간, 종목에 대한 믿음이 반감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종목에 대한 환상으로부터 벗어날 것이다. 강하게 날라가는 종목, 그간 엄두도 못냈던 상한가 종목도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다. 거래 이론에서 독보적인 가치인 ‘강한종목으로의 교체매매’, 바로 이 부분에서 가장 적극적인 트레이더가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