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각이익 '짭짤하네'…인지디스ㆍ서한 주가 오르자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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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이 주가가 오르자 보유 중인 자사주를 팔아 상당한 차익을 거두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투자 여력이 생긴다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긍정적이나, 팔린 자사주가 시장에 어떤 식으로든 나올 경우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지디스플레이는 이날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로 현대증권을 통해 자사주 95만주를 처분했다. 복수의 국내 기관투자자가 분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인지디스플레이는 현금 38억5200만원을 손에 쥐었고, 자사주는 기존 104만6642주(2.96%)에서 9만6642주(0.27%)로 감소했다. 주당 매각단가는 4055원으로 취득단가 1525원의 세 배에 육박한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목적이 달성됐기 때문에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디스플레이 주가는 올 들어 전일까지 74% 가량 급등했다.
영풍그룹의 자회사 코리아써키트도 자사주 처분으로 짭짤하게 재미를 본 경우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그룹 내 계열사 시그네틱스에 자사주 218만주(10.05%)를 매각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코리아써키트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의결권을 약 10% 더 확보하는 효과를 봤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계열사에 이 자사주가 넘어감으로써 의결권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영풍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은 기존 42.33%에서 53.08%로 높아졌다.
차익 또한 상당하다. 매각된 자사주의 취득단가는 주당 3506원, 총 76억4300만원이다. 이에 비해 처분단가는 162억원 가량이다. 두 배 넘게 비싸게 판 것.
대구의 중견 건설업체 서한은 회시가 증시에서 '테마주'로 분류된 뒤 주가가 오르자 자사주를 매각한 경우다.
서한은 지난달 중순 동부증권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40만42주(1.5%) 전량을 사흘간에 걸쳐 처분했다. 주당 처분가액은 2000원 내외였다. 서한은 약 28억원을 현금화했다.
서한은 조종수 대표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으로 알려져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권 행보를 본격화 한 작년 말부터 서한 주가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500~600원선에 거래되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10일 2380원까지 올라 고점을 찍었다. 고점 인근에서 회사가 자사주를 처분하자 주가는 곤두박질 쳐 현재는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대거 매각한 회사의 경우 주가가 꼭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지디스플레이는 이날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로 현대증권을 통해 자사주 95만주를 처분했다. 복수의 국내 기관투자자가 분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인지디스플레이는 현금 38억5200만원을 손에 쥐었고, 자사주는 기존 104만6642주(2.96%)에서 9만6642주(0.27%)로 감소했다. 주당 매각단가는 4055원으로 취득단가 1525원의 세 배에 육박한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목적이 달성됐기 때문에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디스플레이 주가는 올 들어 전일까지 74% 가량 급등했다.
영풍그룹의 자회사 코리아써키트도 자사주 처분으로 짭짤하게 재미를 본 경우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그룹 내 계열사 시그네틱스에 자사주 218만주(10.05%)를 매각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코리아써키트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의결권을 약 10% 더 확보하는 효과를 봤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계열사에 이 자사주가 넘어감으로써 의결권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영풍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은 기존 42.33%에서 53.08%로 높아졌다.
차익 또한 상당하다. 매각된 자사주의 취득단가는 주당 3506원, 총 76억4300만원이다. 이에 비해 처분단가는 162억원 가량이다. 두 배 넘게 비싸게 판 것.
대구의 중견 건설업체 서한은 회시가 증시에서 '테마주'로 분류된 뒤 주가가 오르자 자사주를 매각한 경우다.
서한은 지난달 중순 동부증권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40만42주(1.5%) 전량을 사흘간에 걸쳐 처분했다. 주당 처분가액은 2000원 내외였다. 서한은 약 28억원을 현금화했다.
서한은 조종수 대표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으로 알려져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권 행보를 본격화 한 작년 말부터 서한 주가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500~600원선에 거래되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10일 2380원까지 올라 고점을 찍었다. 고점 인근에서 회사가 자사주를 처분하자 주가는 곤두박질 쳐 현재는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대거 매각한 회사의 경우 주가가 꼭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