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가 잇따르며 증시가 내리막을 걸었던 지난달 일부 상장사 최고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몽혁 현대상사 회장은 지난달 15일 현대상사 주식 20만주(지분 0.90%)를 장내 매수해 보유 주식이 185만2694주(지분 8.30%)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정 회장은 "회사 비전에 대한 강한 확신과 대표이사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해 1월 대표이사 취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구본걸 LG패션 사장도 같은 날 LG패션 주식 12만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건전성 문제로 증시가 출렁였던 지난해 5월에도 한달간 자사주 15만주 이상을 사모은 적이 있다.

강세장에서 잠시 자사주 매입을 쉬었던 증권사 인사들도 다시 매집을 시작했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1월말부터 약 한 달에 걸쳐 대신증권 주식 3800주를,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지난달 현대증권 주식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 회장과 최 사장은 현재 기업이 저평가 상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주가가 빠질 때마다 장내에서 자사주를 사 모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반년만에, 최 사장은 3개월만에 자사주를 취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보통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나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곤 한다"며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만을 보고 일반 투자자들이 따라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책임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인 뉴스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