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보다 4.5% 올랐다. 2008년 11월(4.5%) 이후 27개월 만에 다시 같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급등의 주범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1.8%와 12.8% 오른 농산물과 석유류다. 국내 석유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2월 평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은 시기적으로 이달이 정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바이유 도입가의 전년 동월비 상승률인데,기저효과 감소를 감안하면 이 상승률의 정점이 이달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두바이유의 월 평균가격이 배럴당 120달러 수준으로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전년 동월비 상승률을 구해보면 상승률의 직전 고점인 2009년 12월 수준에서 고점이 형성된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였던 2008년에도 두바이유 가격(월 평균 기준)이 배럴당 120달러를 상회한 경우는 6,7월 두 달뿐이었다. 따라서 가격수준 면에서도 국제유가 상승이 직전 고점 수준 이상으로 물가에 상승압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12월 당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에 그쳤다.

결국 현 시점에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을 우려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2월 중순 이후 국제 곡물가격의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고,구제역 확산도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차츰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간 낙폭이 컸던 업종 중에서 과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기록하고 하락하는 구간에서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기록했던 건설주와 증권주의 랠리를 기대한다.

구희진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