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일본 총리(사진)의 만찬 장소가 도마에 올랐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4일 '서민파'를 자칭했던 간 총리가 최근 도쿄 시내 비싼 일본 식당과 고급 호텔 등에서 저녁 회식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총리의 하루 일정을 이튿날 조간 신문에 상세하게 공개한다. 이 일정에 따르면 간 총리는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총 26차례 외부 인사와 함께 저녁 회식을 가졌으며,대부분 아카사카와 긴자 등지의 비싼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간 총리는 그간 "자민당 의원들은 고급 요정에서 정치를 배우지만 나는 신주쿠의 이자카야(선술집)를 전전하며 밑바닥부터 정치를 배워왔다"며 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그가 고급 식당에서 자주 식사를 하는 것에 대해 경호상의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회식 비용은 공금이 아니라 간 총리가 개인 비용으로 치렀다"며 "(총리 경호상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과거 아소 다로 전 총리 등 자민당 정권 관계자의 '요정 정치'를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간 총리의 고급 식사에도 곱지 않은 눈길이 쏠린다. 또 간 총리의 부인 노부코(伸子) 여사가 종종 저녁 회식 자리에 동석한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총리가 정치가와 회식하는 자리에 부인이 어떤 신분으로 동석하는 건가"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간 내각 지지율은 19%대로,2010년 출범 이후 최저치다. 민심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총리의 이런 처신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간부는 "간 총리가 내달 지방선거를 전후해 조기 퇴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비싼 곳을 돌며 여유롭게 식사할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