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10곳 중 4곳이 작년 4~12월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강세를 보였지만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대거 펀드를 환매해 운용보수가 줄어든 탓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 1~3분기(4~12월) 전체 80개 운용사 중 31곳(38.7%)이 순손실을 냈다. 이들 중 12개사는 2009년 이후 설립된 신설사였으며,외국계 운용사도 10곳이 포함됐다.

유진자산운용이 77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규모가 가장 컸고 골드만삭스운용도 65억원 적자를 냈다. '11 · 11 옵션쇼크'로 타격을 입은 와이즈에셋운용도 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마이애셋(-39억원),프랭클린템플턴(-34억원),맥쿼리삼천리(-24억원) 등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전년 동기 흑자였던 도이치자산운용은 1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운용사 전체 순이익은 3369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831억원에 비해 12.1% 줄었다. 영업이익도 42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066억원)보다 17.0% 급감했다. 펀드 순자산(NAV)도 작년 3월 말 329조3000억원에서 12월 말엔 318조6000억원으로 3.2%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보수가 높은 주식형펀드에서 4~12월 중 24조원이 넘게 환매돼 운용사들의 실적이 악화됐다"며 "인건비 등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6.9% 늘어난 것도 실적 악화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순이익이 상위 대형 운용사에 편중되는 현상도 이어졌다. 미래에셋,미래에셋맵스,신한BNPP,한국투신,KB자산운용 등 상위 5개사가 2238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체 순이익의 66.4%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이 1010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으며 미래에셋맵스도 4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 계열이 거둔 순이익은 총 1469억원으로 전체의 43.6%에 달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