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를 마지막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진용 개편이 4일 마무리됐다. 경영진 내분을 겪은 신한금융의 인사폭이 가장 컸던 반면 '추대' 형식으로 김승유 회장이 연임된 하나금융지주는 한 명만 교체했다. 학자 출신인 어윤대 회장이 있는 KB금융에서는 교수들이 중용됐다.

◆KB금융 "교수 · 연구원 중용"

K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김영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종천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배재욱 배재욱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사외이사 모범규준은 금융 경제 경영 법률 재무회계 언론 등의 전문가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한국회계학회 차기 회장인 이 교수는 재무 · 회계 전문가로,배 변호사와 김 교수는 각각 법률과 경제 · 경영 전문가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출범한 KB국민카드는 창립 주총에서 정구현 한국경영교육인증원장과 윤석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임 사외이사 대부분이 교수이거나 국책연구소 연구원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학총장 출신인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정부 · 정치권 많아"

우리금융지주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박지환 아시아에볼루션 대표,김광의 예금보험공사 홍보실장 등 3명을 추천했다. 이 전 장관은 78세 고령임에도 이번에 우리은행 사외이사에서 우리금융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이 전 장관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왔고 2007년 말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캠프 조직인 선진국민연대에서 활동했다.

박 대표는 43세로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가장 젊다.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달 있었던 박 대표 결혼식에서 직접 주례를 볼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의 대주주다.

◆신한금융 "견제기능 강화"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한동우 차기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사외이사 12명 중 10명을 교체하기로 했다.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수를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대신 사내이사 수는 4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된 사람들은 권태은 나고야외국어대 교수,김기영 광운대 총장,김석원 신용정보협회장,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장,유재근 삼경본사 회장,이정일 평천상사 주식회사 대표이사,황선태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히라카와 하루키 평천상사㈜ 대표이사 등이다.

기존 사외이사 중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필립 아기니에 BNP파리바 아시아 리테일부문 본부장은 재추천됐다. 사외이사 후보들은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승인을 받아 정식 선임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정광선 이사가 퇴임함에 따라 지난 3일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회의를 열어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