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과 쪽박…경매의 기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달 22일 부산지방법원 경매10계.500여명의 응찰자들로 한꺼번에 몰려 경매법정은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이날 입찰됐던 부산 부곡동 푸르지오 전용 145㎡ 아파트엔 무려 82명이 응찰했다. 지난 1월 수립됐던 종전 부산 아파트 경매 최고 경쟁률(51 대 1)을 한 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경매 열기가 가득하다. 투자자들로 경매 법정은 늘 만원(滿員)이다. 지난달 16일 수원시 정자동 두견마을 59㎡와 지난달 22일 안양시 비산동 삼성래미안 전용 84㎡ 입찰엔 각각 45명과 43명이 몰렸다.
경매시장 활황으로 관련 통계들도 상승세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찰 경쟁률은 7.32명으로 2009년 8월 7.83명 이후 가장 높았다.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 덕분이다. 내집마련 수요와 수익형 부동산 매입 수요가 부동산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경매시장에 동시에 유입됐기 때문이다.
시세의 거의 헐값 수준에 알짜 부동산을 샀다는 '성공신화'도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성공신화'에 고무돼 경매 법정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경매시장은 두 얼굴을 가진 투자처다. 대박 사례도 여럿 있지만 쪽박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싼 값에 현혹돼 섣불리 응찰했다가 권리분석을 잘못해 추가로 돈을 무는 경우가 흔하다. 추가로 부담해야 할 돈이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많다.
경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제공하는 시세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응찰 대상 부동산의 상태와 향후 전망,세입자 상황 등도 체크해야 한다.
초보자들은 자신의 경매지식에 맞는 물건만 노려야 한다. 싸다고 유치권이 있는 물건 등 '경매 고수'들의 전유물을 넘보다간 낭패를 볼 확률이 높다.
김진현 한국부동산칼리지 원장은 "낙찰 받은 뒤 리모델링이나 용도 변경을 통해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등 경매의 활용 방안은 다양하지만 고수들도 기본은 철저히 지킨다"며 "초보자들이 실패를 줄이려면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권리분석과 현장확인 등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