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건조는 글로벌 조선업계의 최대 현안이다. STX조선해양은 2009년 9월 연료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에코 십(eco-ship)' 개발에 성공했다.

'그린 드림 프로젝트(이하 GD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STX조선해양은 글로벌 '빅4' 조선업체로서 향후 시장을 선도할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TX 친환경 선박은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성을 고루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우선 기존 선박장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3중날 프로펠러를 개발해 추진기의 효율을 향상시켰고 선박 후미에도 에너지 절감형 부가 날개 장치를 장착했다. 기본 제원을 최적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았다. 엔진에서 나오는 뜨거운 폐가스를 재회수,이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WHRS라는 장치도 선보였다.

연료 면에서도 진일보했다. 벙커C유와 함께 풍력,태양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보조 동력원으로 활용토록 해 탄소 배출량을 45%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STX조선해양의 셈법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운항비용 절감이 중시되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등 선박건조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분야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배출가스 제로(0)에 도전해 미래형 친환경 선박의 선두주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9월 그리스 해운선사인 니키에 인도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은 STX조선해양의 친환경 기술력을 보여주는 결정판이다.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독일선급으로부터 EEDI(선박제조 연비지수) 인증을 취득했다. 검사 및 시운전 결과 표준 선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가까이 감소시킨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정격 출력으로 25.2노트의 항해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배출 가스는 현저히 감소시킨 이 선박은 길이 365m,높이 30m,폭 48m로 갑판 면적 기준으로 축구장 3.5개 크기에 달한다. AMP(alternative maritime power) 시스템은 이 선박이 자랑하는 친환경 장치다. 항구 정박 시 육지에서 공급되는 전력을 활용할 수 있어 전력 생산을 위한 선박 엔진 가동에 따른 배기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동급 선박으로서는 드물게 황 함량 0.1% 이하의 저유황유를 주 엔진은 물론 보일러와 발전기 연료로 적용했다. 선박의 조종 성능을 향상시킨 고효율 방향타도 연료 소모량을 2%가량 감소시킨다.

벌크선에도 각종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진동과 소음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저진동 추진기(WCT · wide chord tip) 프로펠러가 대표적인 예다. STX조선해양은 이 시스템을 특허출원한 상태다. 앞으로 초대형 유조선(VLCC)과 대형 컨테이너선 및 LNG운반선에도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