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대기업들이 의료기기 산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그만큼 시장 규모가 크고 미래 전망이 밝다는 얘기다. 치과용 엑스레이 진단기 분야 국내 1위,세계 3위인 바텍은 대기업들보다 한발 앞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이다.


◆치과용 디지털 진단기 최초 개발

2002년 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한 바텍은 2005년 세계 최초로 치과용 디지털 컴퓨터단층촬영(CT) 진단기를 개발했다.

박수근 바텍 사장은 "당시 아날로그 장비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점이었지만 30여년간 세계 시장을 과점한 독일의 시로나와 핀란드의 플란멘카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그 틈새에 디지털에 최적화된 장비를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지난해 기준 이 분야 국내시장 50%,세계시장 12%를 점유했다. 불과 5년 만이다. 국내에선 사실상 적수가 없고 해외 선두권업체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게 박 사장의 지적이다.

그는 "CT장비의 경우 해외시장에서도 선두권 업체 대비 가격은 15% 정도 저렴하지만 부피가 작고 성능이 우수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시장 공략 준비 완료

미래 먹을거리로는 의료용 디지털 디텍터를 준비하고 있다. 필름 대신 반도체를 사용하는 일종의 의료용 '사진기'다. 삼성전자와 협업 체계를 갖춰 부품으로 쓰이는 LCD(액정표시장치)를 공급받고 완성품 일부를 납품한다. 치과용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의료장비에 쓰이는 핵심 부품인 만큼 성장성이 크다는 게 박 사장의 진단이다.

이 회사는 2~3년 후 영국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유럽 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다. 박 사장은 "아시아에서는 이미 시장점유율 1위이기 때문에 유럽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바텍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1270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541억원 이후 5년 새 2배 넘게 성장했다. 해외법인의 실적을 합한 연결기준 매출은 3000억원을 넘었다. 박 사장은 "본격적 성장은 이제부터"라고 말했다.

지난해엔 경기도 화성에 신공장을 지어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한곳으로 모았다. 그는 "2014년 연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고 세계 선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성=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