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5%로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의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1%로 전국 16개 시 · 도 중 가장 낮았다. 1월에도 서울 물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 4.1%보다 낮은 3.9%로 최저였다.

서울의 물가 상승률이 낮은 이유로는 우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달 서울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5.6%로 전국 평균 17.7%보다 2.1%포인트 낮았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과거부터 서울의 농축수산물 가격은 타 지역보다 안정돼 있었다"며 "가락시장과 노량진 수산시장 등 도매시장이 서울에 있어 공급이 원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가 통계의 품목별 가중치가 지역마다 다른 것도 서울의 물가 상승률이 낮게 나타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인 석유류 가격이 서울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전국 평균 5.39%보다 낮다. 서울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발달해 전체 지출에서 석유류 관련 지출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2.8% 상승,물가에 부담을 줬지만 서울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타 지역에 비해 작았다.

반면 서울 물가에서 가중치가 큰 집세와 공공서비스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서울 물가 중 집세 비중은 14.62%,공공서비스의 비중은 16.88%로 각각 전국 평균 9.75%와 16.31%보다 높다.

하지만 지난달 서울의 집세와 공공서비스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2%와 1.2%에 그쳤다. 집세는 오른 가구와 변동이 없는 가구를 모두 합해 평균을 내기 때문에 최근의 전셋값 급등세가 물가지수에 덜 반영된다.

물론 물가 상승률이 낮다고 해서 서울의 절대적인 물가 수준이 다른 지역보다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가 상승률은 각 품목의 가격이 2005년 대비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나타낼 뿐이다. 2005년 가격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만으로는 지역별 물가 수준을 비교할 수 없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