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전개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이 이번 주 뉴욕 증시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리비아 내전이 악화돼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게 되면 국제유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정정 불안이 지속되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104달러대까지 올랐다.

국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치솟으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진다. 유가 상승은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국제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자들은 민주화 운동이 미국의 우방이자 세계 2위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확산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또 다른 오일 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마크 파도 캔터피트제럴드 시장전략가는 마켓워치에 "국제유가 움직임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각종 경제지표에 비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주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소비 관련 지표도 주목된다. 11일에는 미 상무부가 2월 소매판매 실적을 내놓는다. 월가 전문가들은 전월(0.3%)보다 높은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날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도 공개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