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경영] 남다른 新기술이 미래승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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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0년 내다보고 기술투자 확대
'신기술 확보와 전략상품 개발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라.'
대기업들이 차별화한 신기술과 시장 선도 제품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까지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선진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 해소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신기술 개발과 기술 고도화,신소재 및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 업체를 넘어 확실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태양광 연료전지 등 친환경 · 에너지절감 기술과 그린 제품 개발에 나선 업체들은 속속 조기 상업화에 들어가면서 매출을 늘려 가는 추세다. 자동차와 첨단 정보기술(IT)이 융합되면서 스마트카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등 전통 업종에서도 신기술을 접목하려는 추세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않으면 도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5~10년을 내다보고 신사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발광다이오드),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개 분야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관련 신기술과 제품 개발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모두 2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세계적 바이오제약 개발 서비스 업체인 미국 퀸타일즈와 손잡고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한다. 상반기 공장을 착공해 2013년 상반기부터 해외 제약회사들의 주문을 받아 바이오제약을 위탁생산(CMO)할 계획이다.
LED 분야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까지 LED 분야에 8조6000억원을 투자해 17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스마트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원격 고장 진단,사고 발생시 자동 구호 신호 송출 등 30여개 기능을 갖춘 텔레매틱스 서비스(블루링크)를 개발해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차량에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2013년부터 모든 차량에 태블릿PC를 내장하는 등 전자화에 속도를 내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스마트카 바람에 적극 대응한다는 각오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키아 애플 등과 손잡고 스마트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LG그룹은 △에너지 △리빙 에코(Living Eco) △헬스케어를 3대 신기술 육성 분야로 설정했다.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그룹 전체 매출의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분야별로 △에너지에서는 전기차용 배터리,태양전지,스마트그리드 사업을 △리빙 에코는 LED 등 차세대 조명,총합공조,수처리 사업을 △헬스케어는 IT를 접목한 U-헬스케어를 중점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공동 개발한 필름패턴 편광 방식(FPR)의 3D(3차원) TV를 지난달 출시하고 판매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다.
SK그룹은 녹색기술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기로 하고 △신에너지 자원 확보(Energy) △스마트 환경 구축 (Environment) △산업혁신기술 개발(Enabler) 등 이른바 '3E' 분야에 2020년까지 총 1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용 2차전지,태양전지 등은 양산체제에 돌입하는 등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SK건설의 친환경 건축 기술,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절감 기술 등을 합쳐 추진하는 '첨단 그린도시(U-Eco city)'도 SK의 대표적인 미래 사업이다.
포스코는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전기강판 개발 등 철강 분야 기술 혁신에 나서는 동시에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한 종합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게 대표적이다. 니켈 망간 티타늄 등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신기술 개발 관련 투자를 늘려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11월 세계 최초로 디지털용접 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 1월엔 선박평형수처리 장치를 장착한 초대형 유조선을 건조하는 등 '그린 십'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STX조선해양도 연료비용을 최대 50% 절감하는 '에코 십(eco-ship)'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 한화L&C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태양광,바이오,2차전지,나노사업 등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 세계 1위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OCI는 주력인 폴리실리콘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내달 LED용 사파이어 잉곳 공장 착공에 나서는 등 신제품 확보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