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내년도 주목해야 할 소비자 그룹으로 ‘아이러니스트’가 지목됐다.이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보 과잉 속에서 디지털 치매가 증가하고,의학적 기술과 오감을 자극하는 기술을 날로 발전하지만 우울증,자살 등 각종 정신질환이 늘고,감각을 잃어가는 ‘아이러니한’ 시대에 사는 소비자 그룹을 일컫는다.

트렌드 전문가 그룹인 트렌드포스트는 6일 내년도 봄,여름 시즌 트렌드를 예측 분석한 보고서‘2012 트렌드 워치’를 통해 ‘아이러니스트’를 겨냥한 제품,서비스,마케팅 전략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러니스트’는 무차별적 정보 과잉 속에 진실을 갈구하며,암묵적으로 금지된 독설이나 폭로 등을 통해 일상에서 통쾌함을 느낀다.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전세계 관심을 끌고,독설가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따라서 포장지에 ‘이빨 썩는다’‘살찐다’라는 문구를 넣은 아름다운가게의 ‘정직한 초콜렛’광고처럼 직설적인 광고와 상품,프로모션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 것이라고 트렌드포스트는 설명했다.

디지털 세대들은 사라져가는 과거의 가치나 본질에 매력을 느끼고,클래식 콘텐츠들이 최신 디지털 기술 요소와 조화롭게 결합해 재해석된 제품들을 즐긴다.이들를 겨냥해 ‘분자 요리법’(재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최상의 맛을 끌어내는 요리법)으로 유명한 요리사 헤스톤 블루멘탈은 1720년대 칠면조 푸딩,1820년대 오이케첩 등 15~20세기 재료와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결합시킨 역사적 요리를 선보였고,벨기에 자동차 제조업체 임페리아는 브뤼셀 오토쇼에서 1960년대 디자인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공개했다.이탈리아 명품 프라다도 이탈리아 장인이 아닌 전세계 장인들과 협업해 해당 지역 기술로 제조한 ‘Made in Series’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아이러니스트는 스마트 기술이 진화할수록 결핍된 정신,감각,감성 등을 채우기 위해 ‘안티(anti)스마트’를 갈망한다.생각을 버리거나 명상,여유를 갖는 방법에 대한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바닷가 풍경과 파도소리만 제공하는 한 웹사이트가 한달 여만에 28만명의 페이스북 팬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다.이와 관련된 상품으로 핸드폰 전파를 차단해주는 손수건 ‘폰커치프’,각 의자를 연결하면 조명이 들어와 책을 읽을 수 있는 ‘인터렉티브 가구’등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업체측은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