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사진)은 "지금까지는 당을 위해서만 충실하게 일했지만 이제는 정치인 정세균이 좀더 과감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세균의 경제관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선보여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텃밭(전북 무주 · 진안 · 장수)의 지역구를 포기한 그는 "아직 수도권의 어느 지역을 가야겠다고 심층적으로 검토를 한 건 전혀 없다"며 "여기저기서 지역위원장과 주민들이 오라고 하는 곳은 많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한 번 봐야죠"라고 발언한 데 대해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인사차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걸 브리핑한 참모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한번 했던 정 최고위원은 "밥 먹는 영수회담은 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 이번에 영수회담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밥 먹는 영수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당 대표 시절에 두세 번 이상 추가 영수회담 제안이 있었지만 현안에 대해 타결이 될 것 같지 않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데 대해 그는 "그건 인기일 뿐 지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지 선거의 여왕이라는 이미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 그 사람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막상 후보가 되고 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4 · 27 재 · 보선에서의 야권 연대에 대해 그는 "순천 무공천에 대해 말이 많은데 미리 특정지역을 얘기할 게 아니라 모든 지역을 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의 경기 분당을 출마설에 대해선 "당 대표를 그렇게 등 떠밀듯이 나가라고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면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경기도에서 손 대표가 갖는 강점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이고 당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 끝에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동영 최고위원이 주장하는 부유세 등 증세를 통한 보편적 복지 실현에 대해 그는 "잘 이해를 못하겠다"고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복지를 향유하게 해야 '세금을 더 부담해도 되겠구나'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라며 "세목 신설도 증세지만 세율 조정도 증세인데 증세냐 아니냐 하는 논의로 몰아가는 것은 현 상황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엄기영 전 MBC 사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지난해 만났을 땐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했었다"며 "정치를 아예 안하겠다고 계속 고사했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 대해 아마 실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호/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