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發) 부동산 훈풍'이 미약하지만 다른 지방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온기가 눈에 띄게 퍼지는 지역이 광주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광주의 미분양 주택은 1259채로 2008년 말(1만2384채)의 10.1%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미분양 소진율이 가장 높다.

분양시장의 분위기도 최근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4일 화정동에 문을 연 '첨단자이2차' 견본주택 앞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까지 등장했다. 인근 수완지구에서 건너와 떴다방을 차린 M공인 직원은 "방문객들이 하루 수십 명씩 찾아온다"며 "올 들어 광주지역 첫 분양단지인데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작년과 확실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도 예전과는 다른 상승기조가 감지된다. 광주지역 최대 주거구역인 수완택지지구 내 '대방노블랜드'의 전용 112㎡는 5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어 2억5000만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했다. 이 단지는 작년까지만 해도 분양가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빠진 상태였다. 광산구 신기동 지성공인의 조광철 사장은 "전세난이 장기화되면서 세입자들이 내집마련에 나서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섰다"며 "올해는 화정 · 염주 주공(4000여채)의 재건축 단지 철거에 따른 이전수요 증가 등으로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사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대구도 중소형 단지 위주로 매매 거래가 늘고 있다. 수성4가 유니드공인 관계자는 "올 들어 작년보나 매수 문의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전세난 지속으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매수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전체의 75%를 차지하는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의 신규분양 계약률이 작년 말 85%에서 올 2월 말엔 92%로 올라섰다. 화성산업과 동화주택 등 분양 재개를 미뤄온 미분양 단지들도 올 들어 중소형 위주로 주택설계를 바꿔 재분양에 나서고 있다.

울산은 아직까지 냉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1390건으로 작년 12월(2168건)보다 35.9% 줄었다. 미분양 주택도 5472채로 전달(5575채)보다 103채 감소에 그쳤다. 울산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부산지역 분위기가 전달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아 분양계획 수립이 쉽지 않다"며 "조금 더 지켜보면서 공급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후/광주=최성국/대구=신경원/울산=하인식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