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목동 9단지 인근 K공인중개사사무소.시세를 묻는 집주인들 전화만 가끔 걸려올 뿐 사무실은 한산했다. K공인 관계자는 "설 연휴 전에는 중소형 위주로 매매가 드문드문 있었지만 지금은 거래가 안 된다"며 "값을 내린 매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방과 달리 수도권 주택시장은 회복세가 더디다. 전셋값 급등으로 저가 · 중소형 주택이 많은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외곽에선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강남권 목동 등 전통적 강세 지역은 냉기가 여전하다. 지방과 달리 수도권 집값이 여전히 비싸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지 않아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에 비해 0.01%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값이 내리기는 작년 11월 말 이후 15주 만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보류되고 가락시영 종 상향도 어려움을 겪자 재건축단지 매매가는 1주일 새 0.13% 하락하며 서울 집값을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기존 아파트도 작년 말 급매물 소진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약보합이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목동 신시가지,잠실동 리센츠 등 서울지역 주요 단지에는 가격을 낮춘 물건도 등장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목동 9단지 125㎡는 11억~12억원,잠실 리센츠 125㎡는 12억4000만~13억5000만원으로 설 연휴 이후 호가가 각각 1500만원과 1000만원 하락했다.

분당 · 평촌 등 1기 신도시도 보합세다. 중소형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대형은 호가가 소폭 떨어졌다. 분당 시범단지 현대 155㎡가 7억5000만~10억5000만원,평촌신도시 꿈한신 145㎡가 7억1000만~7억8000만원 선으로 500만~1000만원 내렸다.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9540채로 전달보다 811채 증가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