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계에 원유 확보 비상이 걸렸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최근 낙농진흥회에 하루 250t의 원유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확답을 듣지 못한 상태"라고 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교 급식우유 공급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급식용 우유 납품가가 정상제품의 50% 수준에 불과해 이익실현이 어려운 데다 원유마저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우유는 2002년 낙농진흥회를 탈퇴한 뒤 9년 만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급식시장의 66%,시판시장의 36%를 차지하는 이 회사의 지난해 하루 평균 원유 공급량은 1850t이었지만 최근엔 1550t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달 들어 학교 우유급식이 시작되면서 공급할 수 있는 우유가 빠듯해졌다. 낙농진흥회는 전국 주요 낙농 · 축협이 생산한 원유를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유가공업체에 공급하는 특수법인이다.

낙농진흥회 측은 최근 회원업체들에도 원하는 물량의 95% 정도밖에 공급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당장 서울우유의 요청을 들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낙농진흥회 회원들도 적정 원유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진흥회가 서울우유에 원유를 공급해주면 나머지 회원사들이 공급받는 원유량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각각 800여t과 700여t을 공급받고 있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원유 조달물량이 작년 11월 말 구제역 발생 이전보다 2.5%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선 우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구제역 발생 이후 전체 우유 공급이 5% 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인 GS25에선 서울우유 제품 공급이 이전보다 15%가량 줄었고,'서울 목장우유 1ℓ''서울우유 1.8ℓ' 등의 제품은 아예 공급이 끊겼다.

앞으로 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원유 공급난은 더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이 되면 지금보다 우유 소비가 5~10% 정도 늘어난다"며 "원유를 확보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원유 생산량은 총 193만1000t으로 지난해(207만1000t)보다 6.8% 감소할 전망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