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첨단산단에서 자동차 패널용 금형을 만드는 SDM(대표 조철연).7일 공장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3300㎡의 작업장에는 50여명의 직원들이 금형부품을 가공, 조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쉴 새 없는 절삭과 연마작업으로 공장 안 이곳저곳에선 불꽃으로 가득했다.

김용주 생산총괄 상무는 "어제 250t가량의 수출용 금형을 출고하느라 1주일가량 꼬박 밤샘작업을 했는데 워낙 주문량이 밀리다 보니 휴일에도 비상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조철연 대표도 "연중 24시간 풀가동하지만 폭주하는 해외주문 물량을 소화할 수 없어 바이어들을 돌려보내는 실정"이라며 "올해는 매출 2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인근 하남산단 7번로에 있는 은광기전(대표 김상용)도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냉장고용 발포금형을 전량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이 업체는 멕시코 폴란드 등 삼성의 해외공장 물량이 늘면서 매출이 1년 새 2배 이상 불어났다.

광주지역 금형업계가 올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체 305개사에서 올린 매출총액은 9600억원.업계는 올해 수출 활성화에 힘입어 총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0개사가 한국금형산업진흥회를 꾸리기 시작한 2004년 2500억원에 불과했던 광주 금형산업 총 매출액은 7년 새 5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 100억원 돌파 기업이 2009년 7개에서 지난해엔 19개로 늘어났다.

광주 금형산업의 성장비결은 잘 갖춰진 인프라와 자동차 가전 등 관련 산업 호조 덕분이다. 2008년 110억원을 들여 평동산단에 조성된 금형트라이아웃센터가 지역 금형기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레스와 사출성형기,정밀측정기 등 30여종의 고가 장비를 중소 금형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금형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금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외 가전업계의 개발전쟁이 본격화됐고 자동차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금형 주문량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광주지역 금형산업도 덩달아 성장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광주로 옮겨오는 금형업체가 늘고 있다. 경기도에 소재한 대흥정밀과 YDP가 평동 금형집적화 2단지에 입주를 서두르는 등 7개사가 올 하반기 광주에 둥지를 틀 계획이다.

김성봉 금형산업진흥회 회장(한국정밀 대표)은 "제작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금형산업 특성상 매출 1조원은 일반제조 업체의 매출 10조원과 맞먹는 금액"이라며 "올해 계획 중인 금형산업 전문가공 지원센터와 금형R&D하이테크 금형센터가 들어서면 광주가 국제적인 금형 메카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