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서비스 산업 육성이 목표에 미달했다. '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주말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 국회) 정부업무보고에서 11차5개년계획기간(2006~2010년)의 정책을 평가하면서 이 같이 시인했다. 중국 정부는 5년 전에 201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산업 비중을 43.3%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는 43%에 그쳤다는 게 신화통신의 분석이다.

원 총리는 이 비중을 2015년까지 47%로 높이겠다며 서비스산업 육성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서비스산업에 대해서는 전기료 가스료 수도료 등 각종 요금을 빠른 시일 내 제조업과 같은 수준으로 낮추고,금융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산업 육성은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장동력을 소비 주도로 바꾸겠다는 중국의 성장 방식 전환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을 수출기지로만 접근해온 외국기업엔 위협이지만 내수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외국기업엔 기회가 되는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어떤 소비를 키우려는 걸까. 원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와 12차5개년계획안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신소비를 육성하겠다며 그 사례로 우선 전자상거래를 꼽았다. 이를 위해 농촌과 중소도시에도 광대역 통신망과 지리정보 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내수시장 공략이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중국의 타오바오닷컴과 손잡고 인터넷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꼽은 또 다른 신소비 대상은 문화 관광 스포츠 의료 실버시장이다. 특히 문화산업을 국가지주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라디오 TV 영화 미디어 출판 산업을 키우고 갤러리 박물관 등을 늘리기로 했다. 중국 문화의 해외 영향력 확대를 위해 문화산업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한류(韓流)가 중국의 문화산업 육성책을 등에 업을 경우 세계 시장에 함께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기획력과 중국의 콘텐츠 및 자본을 결합한 모델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분야에선 올해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기념해 이와 관련된 유적지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이난섬에 이어 상하이에도 면세구역을 만들어 관광산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상하이시는 2015년까지 중국의 첫 디즈니테마파크가 세워질 곳을 관광단지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스포츠와 관련해선 레크리에이션 산업을 구체적인 육성 대상으로 꼽았다. 의료서비스도 집중 육성 대상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외국자본의 병원 설립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