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장외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희망명예퇴직을 추진 중인 한국예탁결제원도 난항을 겪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노조는 점포폐쇄를 저지하는 서명운동과 함께 장외투쟁에 들어갔다.노조는 전날 중앙위원회를 소집하고 단식철야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노조는 또 본사 앞에 단식투쟁 장소로 사용하기 위한 콘테이너를 설치하는 한편 1층 로비에 투쟁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과 전시물들을 게시했다.

이 민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임기영 사장은 지난해 15개의 점포를 폐쇄했고, 올해는 또다른 점포 15개를 폐쇄하고 있다"며 "단기간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쇄지점 15곳 중 개설된지 채 3년도 안된 점포도 5곳(동탄, 신천, 거제신현, 포항북, 신도림)이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1970년대에 개설돼 지점역사만도 30년이 넘는 수유점, 태평로점, 여수점 등도 이번 폐쇄지점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이번 지점통폐합은 인적 구조조정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리테일 효율화를 위해서 지점을 대형화·고급화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준정부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 역시 구조조정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경영효율화를 위해 희망명예퇴직을 받겠다고 회사측이 나섰지만 신청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청자를 더 받으려는 회사측과 '이 정도면 됐다'는 노조 사이에 기싸움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예탁결제원은 그동안 구조조정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하지만 신입사원을 인턴에서 정직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정원(436명)을 넘어서게 돼 명퇴문제가 표면화됐다.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21일까지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자가 없었다. 이에 이수화 사장은 23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늘, 내일 그리고 우리의 선택'이란 제목으로 명퇴를 압박했지만 이후에도 신청자가 5명 안팎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장은 "회사의 선순환을 위해 명퇴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