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4일 해주와 개성 지역의 군부대에서 우리 수도권 서북부 일부 지역을 향해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전파를 발사한 일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서울과 인천 파주 등지에서 GPS를 활용한 휴대폰, 시계 등이 이상 작동을 일으키고 군의 포병 계측장비 일부도 일시적으로 장애를 보였다고 한다.

군 당국은 북측이 키 리졸브 연습에 참여한 한 · 미 양국군의 GPS 활용 장비에 대한 교란 능력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전파를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GPS 교란 등 북의 전자전(電子戰) 도발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연평도 포격시에도 북의 전파방해로 우리 군이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이 대부분 전자 및 통신시스템에 기반한 첨단무기로 이뤄지는 상황이고 보면,북의 전자전 도발은 우리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우리 군은 "포병 장비에 미친 영향은 극히 경미한 수준이며 충분히 제어하고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GPS 교란은 궁극적으로 우리 군의 정밀 유도폭탄과 같은 첨단무기 무력화를 목표한 것으로 봐야 한다. 게다가 북한은 최근 한반도 전역의 GPS 수신을 방해할 수 있는 장비도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주부터 시작된 주요 국가기관과 금융회사, 인터넷 주요사이트 등에 대한 디도스(DDoS) 공격 역시 북한 소행이라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북한이 총체적인 대남 전자전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북측의 단순한 군사적 도발뿐 아니라 직 · 간접적 전자전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GPS 교란만 해도 유도탄,함정,전차 등 무기뿐 아니라 통신장비와 항공기 등 각종 사회 인프라에까지 영향을 줘 심각한 사회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 정부에 대한 해킹 시도가 매년 최소 2만건에 이르는 만큼 이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도 차제에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