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업체 마니커가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 수사로 지난달 25일 하한가로 떨어진 이후 닷새간 16.43%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식회계 및 횡령 · 배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반등폭이다. 증권가에선 마니커에 대한 적대적 인수 · 합병(M&A)이 시도되고 있다는 루머가 무성하다.

루머가 형성된 이유는 마니커가 급락했던 지난달 25일 단일 창구에서 대량의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청담지점으로 확인된 매수창구에서 전체 지분의 4.95%에 해당하는 233만주 '사자'가 나온 것이다. '기타법인'으로 분류된 투자자는 일반법인으로 확인됐다. 기타법인이 100만주 이상을 한 번에 순매수한 것은 마니커가 상장된 200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니커에 대해 적대적 M&A가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인수하려는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마니커 측도 "매수 주체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있다"며 "대표이사에 대한 수사로 회사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생겨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5일 1250원에서 1065원으로 급락했던 마니커는 이후 기관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돼 7일 1240원까지 회복됐다.

매수주체와 관련해 증시에선 여러가지 설이 돌고 있다. 먼저 닭고기의 중장기적인 조달이 필요한 BBQ와 교촌치킨 등 치킨업체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자금력을 감안할 때 가장 유력한 후보로 사조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비상장사인 아성을 인수해 닭고기 가공업에 진출한 사조산업은 축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A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조 측이 마니커를 포함해 여러 회사를 인수 대상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닭고기시장 점유율 2위인 마니커는 매력적인 인수 대상인 만큼 주가 급락 시점에 지분을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B증권 관계자도 "사조산업 외에는 마니커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관측"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사조산업 측은 이 같은 가능성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마니커는 한형석 마니커 회장이 20.01%로 최대주주이며 서대진 부회장(6.21%), 택산상역(5.99%) 등이 주요 주주다.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67.79%에 이른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