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 FDI 실적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상승,2008년 64억400만달러(1695건)로 정점을 찍었으나 금융위기 직후 2009년 42억5100만달러(1071건)로 급감했고 지난해엔 26억7000만달러(1302건)로 더 떨어졌다. 서울 FDI가 20억달러대에 그친 것은 2002년(22억6600만달러 · 1339건) 이후 처음이다.

서울은 2008년까지 전국 FDI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지만 지난해엔 비중이 20%로 크게 낮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 많이 투자했던 유럽권 금융 · 서비스 업종이 회복되지 못해 투자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덩치가 큰 인수 · 합병(M&A)형 투자가 절반으로 줄어든 영향을 받아 건당 투자액수도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45억달러를 유치해 서울의 전국 FDI 비중을 3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유통 및 부동산,M&A 등을 중심으로 '타깃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조세 감면 혜택을 늘리기 위해 중앙정부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해 서울시에 신규 투자한 외국기업 148곳에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감사 편지를 쓰기도 했다. 오 시장은 편지에서 투자 유망지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마곡지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SIFC)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을 들며 "서울시가 추진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에 더 많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