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1~2년 새 남측을 향해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수신을 교란하는 전파를 발사함에 따라 사실상 전자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사적으로 '전자전'은 적의 지휘통제체계와 전자무기체계의 기능을 마비 또는 무력화시키는 군사행위를 말한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평양~원산 축선 이남에 전자전 수행을 전담하는 기지 수십 곳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4일 수도권 일대의 GPS 수신 장애를 가져온 교란 전파를 발사한 해주와 개성에도 전자전 기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또 50~100㎞의 범위에서 GPS 전파 교란이 가능한 차량 탑재 러시아제 재밍(jamming · 전파방해) 장비를 도입,군사분계선(MDL) 인근 2~3개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총참모부 산하에 2001년 정보통제센터를 설치했으며 정찰국의 감청 · 정보정찰부대와 지상군 · 해군 · 공군 전자-정보전연구소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우리 군도 걸프전 이후 전자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93년 9월 프랑스제 전자전 장비를 들여왔다. 프랑스 톰슨사가 제작한 TRC-613L 전자공격(EA) 장비와 TRC-274C 전자전 지원(ES) 장비 등이 현재 최전방에 배치돼 있다. EA 장비는 고주파를 북한군에 발사해 무선통신망을 교란시킬 수 있다.

공군의 경우 전자기기체계를 무력화하는 EMP(전자기펄스)탄과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탄을 개발 중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