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로비를 합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치자금법(정자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청와대는 7일 정자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거론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정치권도 여론의 역풍을 만나 신중한 태도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기습 처리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정자법 개정안의 이달 국회 본회의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국회 법사위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찬반 여론을 조사한 결과 총 16명 중 찬성 4명，반대 5명，입장보류 7명으로 나타났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신중히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자법 개정안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자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은 한마디로 입법 로비의 면죄부를 주는 소급입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 일각에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국회를 압박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법사위에서 국민의 여론과 법리상 문제점 등을 철저하게 재검토해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했고,김무성 원내대표는 "3월 국회에서 꼭 처리하겠다고 시한을 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3월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 법안은 기부받은 정치자금이 단체의 자금이란 사실이 명확할 때만 처벌할 수 있도록 했고，국회의원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도록 했다.

홍영식/구동회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