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인기 배우 '현빈 특수'에 인구 52만명의 도시 포항이 들썩였다. 7일 오후 1시30분 포항 해병대 1137기로 입소하는 현빈을 보러 온 국내외 열성팬들과 취재진 등 3000여명이 해병대 교육훈련단으로 몰려들었다. 훈련단이 있는 인구 5만여명의 오천읍은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외지인이 몰려온 탓에 하루 종일 잔칫집 분위기였다.


◆"현빈을 마케팅하라"

오천읍은 현빈 같은 스타가 오지 않는 한 주목받을 일이 없는 곳.포항시와 오천읍은 마을과 특산물을 전국적으로 홍보할 기회가 다시 오기 어렵다고 보고 홍보극대화 전략을 폈다. 포항시는 교육훈련단 앞에 홍보영상물을 보여줄 200인치 LED(발광다이오드) 두 대를 설치하고 포항의 관광지와 문화를 알렸다.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와 물회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포항시는 현빈을 오천읍의 상징인물로 정하고 오천읍을 아예 '현빈특구'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천읍 내 여관과 모텔은 하루 전부터 국내외 현빈 팬들이 모여들어 방잡기 전쟁이 벌어졌다. 이 지역 방값은 평소 1박에 3만원 정도였지만 이날은 5만원을 줘도 방을 구하기 어려웠다. 주민 이광수 씨(54)는 "팬과 취재진이 몰려들어 민가에서 돈을 주고 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오천읍 내 음식점들도 전날과 입소 당일 아침,점심 수요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본 · 홍콩 · 중국 팬 500여명도 몰려

현빈 열풍에 해병 1사단은 안전을 위해 일반인 가족이 모이는 곳과 현빈 팬들이 모이는 곳을 구분하는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현빈 팬은 직진,일반인 가족은 좌회전'이라고 적혀 있었다.

교육훈련단 정문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자리다툼이 치열했다. 현장에서 만난 현빈 열성팬은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지만 전국에서 수많은 팬들이 올 것으로 확인돼 새벽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일본과 홍콩,중국 등에서 온 500여명의 팬들도 이날 오전부터 정문 앞에서 현빈의 대형사진과 소형 플래카드를 들고 기다렸다. 국내외 취재진 200여명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NHK · 교도통신 등 10여개 외신기자들도 포함됐다. 오카 미호 씨(31 · 유학생)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시크릿 가든'을 보면서 현빈에게 푹 빠져 하루 전 비행기를 타고 포항에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바지에 카키색 점퍼를 입고 야구모자를 쓴 채 등장한 현빈과의 만남은 5분에 불과했다. 현빈은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지금 주신 큰 사랑 2년 뒤에 갚겠다"며 팬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현빈은 6주간 기초훈련을 마친 후 자대 배치를 받고 21개월간의 해병 생활에 나선다. 현빈은 2012년 12월6일 전역할 예정이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